롯데도, 이마트도, 쿠팡도…日 불매운동에 깊어지는 시름

유니클로·아사히 매출 급락…롯데 "더 노력할 것"
"일본 기업 아냐"…쿠팡은 ‘일본기업’ 주장에 신속 대응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롯데와 이마트, 쿠팡 등 일본 기업과 합작하거나 제품을 판매한 유통 기업들도 전전긍긍하는 양상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일본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에서 촉발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계속되면서 유통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일본 기업과 합작하는 계열사가 많은 롯데는 불매운동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마트와 쿠팡 등도 일본 맥주 판촉과 지분 구조에 대한 오해 등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등 롯데엔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가 많다. 유니클로는 최근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이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고 롯데아사히주류가 유통하는 아사히 맥주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매출이 30~40% 감소했다. 최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20∼30%나 급락했다.


일각에선 롯데주류가 생산·판매하는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나 롯데제과의 일부 과자 제품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불매운동이 확산 될 조짐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때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큰 불이익을 받았는데, 이젠 거꾸로 국내에서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며 “고객의 공감을 얻기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최근 일부 점포에서 일본 맥주 판촉 행사를 진행해 불매운동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이마트 양재점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일본 맥주를 6캔에 5,000원에 판매하다가 “지금 상황에서 일본 맥주 판촉 행사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을 받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 점포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맥주의 재고 처리를 위해 6월 초부터 할인 행사를 했던 것”이라며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진행 중이거나 계획했던 일본 맥주 판촉 행사를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일본 기업’이라는 소문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쿠팡에 대한 거짓 소문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한다”며 쿠팡이 한국 기업이라고 발 빠르게 해명했다.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 지분 구조에 대해선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0%에 육박하고,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외국인 지분율도 60%에 가깝다”며 외국계 지분율이 높을 뿐 외국계 회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쿠팡이 재일교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가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쿠팡은 비상장사여서 정확한 지분율이 공개된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SVF의 최대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로 4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지분은 28% 정도”라며 “SVF 자체도 일본 펀드라고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쿠팡이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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