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달러 벌금폭탄에도 주가 뛴 페북

美 FTC, 개인정보유출에 책임물어
2분기 매출 전년 대비 28% 상승


페이스북이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에 달하는 ‘벌금폭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2·4분기 매출은 크게 증가했고 주가는 1% 이상 뛰었다.

24일(현지시간)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 연방무역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FTC)는 이날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 정치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8,700만명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유출한 페이스북에 5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벌금은 FTC가 정보기술(IT) 기업에 매긴 금액 가운데 사상 최대다. FTC는 2012년 사생활 보호 문제로 구글에 2,250만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FTC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FTC의 명령을 책임지고 준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저커버그는 준법감시인과 함께 분기마다 회사가 사생활 보호 프로그램을 잘 준수하고 있다는 인증서를 FTC에 내야 한다. 또 FTC가 승인한 감정인으로부터 2년마다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FTC와 별도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잘못된 설명을 해왔다는 이유로 1억달러의 과징금을 물렸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이제 우리는 산업계에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문학적인 벌금에도 시장은 거꾸로 반응했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는 주당 204.66달러로 장을 마감해 전일 대비 1.14% 올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표된 2·4분기 매출이 약 16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26억달러로 페이스북은 벌금 50억달러 중 20억달러를 2·4분기에 반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페이스북의 최근 수익은 FTC의 벌금이 일시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벌금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5명의 FTC 위원 중 민주당 측 위원인 로힛 초프라와 레베카 켈리 슬로터가 이번 안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페이스북의 위반사항을 경제적 가치로 측정하기 어렵지만 50억달러는 상당히 저평가된 것”이라며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시장이 이 정도 수준의 벌금이라면 법위반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50억달러는 지난해 페이스북 매출의 9%에 해당한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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