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수유재래시장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가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유통업계에 일본산 불매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에비스, 오키나와(일본명 오리온) 등 대표적인 일본 맥주 6종에 대해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 뿐만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모두 일본산 제품 판매가 저조해 신규 발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4일까지 일본맥주 매출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38.2% 떨어지고, 수입맥주 매출도 8.3% 감소했다. 다만 국산 맥주 매출은 6.8% 증가했다. 수입맥주 2위였던 아사히 맥주는 6위로, 7위였던 기린맥주는 10위로 떨어졌다. 롯데마트가 지난 1~18일 집계한 결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에비스, 오키나와 등 6종의 일본 맥주신규 발주는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산 제품 불매로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자동으로 발주가 취소된 측면과 국민 감정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다.
롯데마트는 다만 이미 물량이 매장에 들어와 있는 상품의 판매는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발주 중단이 당장 일본 맥주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장 많이 팔리는 일본산 맥주 6종에 대해 신규 발주를 중단된 상황”며 “최근 진행되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관련한 국민정서로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업체 CU는 다음 달부터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행사에서 일본 주류를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포로, 산토리 등 일본 맥주 10종과 호로요이 4종이 할인행사에서 제외된다. CU는 특히 에비스 등 5개의 일본 제품에 대해 발주 자체를 중단하기로 했다. CU는 대신 국산 맥주 카스와 클라우드에 대해 ‘4캔에 1만원’ 행사를 새로 시작한다.
GS25도 8월부터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한다. 또 체코 맥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 아사히그룹인 소유하고 있는 코젤과 필스너우르켈 제품은 물론 미니 사케 등에 대한 판촉행사도 중단한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8월부터 수입 맥주 할인 행사 리스트에서 일본산 맥주와 일본기업이 보유한 코젤 등을 제외하기로 했다.
편의점업계의 이 같은 조치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U에서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가 발표된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일본산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40.3% 줄어들기도 했다. CU 관계자는 “한일 간 이슈로 인한 국민 정서를 고려하고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가세했다. 롯데마트는 26일부터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에비스, 오키나와 등 대표 일본 맥주 6종에 대해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 업체 모두 고객들과 가맹점주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판매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는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