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001500)이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기준 약 700억원을 벌어들이며 지난 한 해 실적을 넘어섰다. 지난 2017년 초 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 위상에 걸맞은 증권사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사명을 바꾸고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힘쓴 지 2년 만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25일 2·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7% 증가한 4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늘고 당기순이익은 304억원으로 197.5%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8% 증가한 695억원이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81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507억원으로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506억원)을 넘어섰다.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깜짝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은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한 동탄센터포인트몰 매각수익(2,325억원) 인식과 42%의 누적수익률(배당수익 포함)을 기록하고 있는 신한알파리츠 등이 상반기 최대실적을 견인했다. 이 밖에도 독일풍력발전, 룩셈부르크 오피스 투자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015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회사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투자은행(IB) 부문은 올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509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상반기에만 세운 3-1·4·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금융자문 및 주선(3,600억원)을 비롯해 일산한류월드 금융자문 및 지급보증(250억원), 아부다비대 투자(330억원) 등 국내외 사업성이 우수한 딜을 다수 유치했다. 여기에 우호적인 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채권사업 부문까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증권업계에서는 취임 3년 차를 맞는 이용배 현대차증권 대표가 실적 개선과 질적 성장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한국 기업사의 상징과도 같은 ‘현대’가 포함된 현대차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각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차라는 사명 덕에 도시바 메모리 비전환 우선주 인수금융 등 해외 대형 딜과 송도타임스페이스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세종시 상업용 부동산 등 중소형 증권사로서는 따내기 어려운 굵직한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들 3개 사업의 전체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우발채무 비율도 업계평균(90.9%, 2018년말기준)보다 양호한 55.2%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대표는 국내 딜의 경우 사안에 따라 투자를 끝낼 때까지 수십 차례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해외딜 또한 2~3차례 이상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 왔다.
이 대표는 “2년전 취임 후 사명변경을 통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현대’라는 한국기업을 상징하는 이름을 단 뒤 그 위상에 걸맞는 증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 투명한 정도경영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우수한 이익 창출력과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