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 개념도. /사진제공=산단공.
구미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 조성사업 개념도. /사진제공=산단공
내년 창원국가산업단지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25일 산업단지공단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 부지에 9월부터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이하 에너지 테마파크)가 착공된다. 주변에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이 부지에는 연료전지, 태양광 발전시설,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충전소 등 주요 신재생 에너지 시설이 들어선다. 재원은 산업단지공단의 환경개선펀드를 통해 국비와 민간투자로 총 184억원을 마련했다. 구미국가산단에도 환경개선펀드를 통해 국비와 민자가 183억원 투입돼 에너지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구미국가산단도 창원국가산단처럼 산단 내 미개발됐던 유휴부지를 활용해 신재생 에너지 기반 시설 마련을 올해 시작했다. 두 곳 모두 2020년 완공이 목표다.
에너지 테마파크를 짓는 산단공의 환경개선펀드 투자사업이 올해 창원과 구미에서 출발선에 섰다. 이 사업은 산단공의 환경개선펀드가 처음으로 에너지 인프라 개선을 통해 산단을 고도화하고 스마트공장의 기능을 집적화하는 게 목표다.
산단공에 따르면 올해 환경개선펀드 금액은 2,5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00억원이나 늘었다. 정부가 노후한 산단을 고도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이 펀드를 조성한 이래로 최대 규모다.
이 펀드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예산 3,510억원을 마중물로 총 27개 사업, 1조3,811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이끌어냈다. 업종을 한 곳에 모으는 집적화 작업, 바이어 방문 시 숙박 ·편의시설, 근로자 정주환경 개선, 지식산업센터 건립 등 산단의 ‘하드웨어’를 개선했다.
올해 환경개선펀드가 투자에 나선 에너지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산단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바꾼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 테마파크 사업모델을 보면, 도시가스를 공급받은 연료전지발전이 전력거래소로 전력을 판매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에 예비 전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에너지 저장장치는 태양광 발전과도 연계해 전력을 비축한다. 신재쟁 에너지를 매개로 산단 내 스마트공장들이 이어지는 구조다. 이런 선순환이 일어난 산단은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한 전력 비축에 대한 걱정이 준다. 또 전력을 판매한 수익으로 입주 기업에 전기차 충전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편의시설을 마련해준다. 이를 통해 산단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재생에너지 사용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구미와 창원은 이 단계에서 한 발 더 나가 각각 관광투어코스와 산업관광시설인 ‘KICOX 멀티플렉스’를 접목해 단지 내 ‘랜드마크’로 활용할 방침이다.
산단공의 환경개선펀드를 통한 이 사업을 구미와 창원에서 먼저 도입하는 이유는 두 도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서다. 2010년 전국 최초로 탄소제로도시를 선포한 구미는 2014년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상용운행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평가받는다. 창원은 수소에너지 산업에 특화됐다. 이미 실증사업, 수소충전소·수소차 확대, 수소연료전지 국제전시회 등 다양한 육성 정책이 추진된다. 특히 창원과 산단공은 지난해 9월 1,686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43만5,000㎡ 규모의 공장 용지를 산단에 추가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이 곳에는 수소연료전지와 친환경차 부품 산업이 육성된다. 환경개선펀드가 에너지 테마파크 사업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민관 역할이 체계적으로 나뉘어 사업의 안전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환경개선펀드의 사업시행법인(SPC)은 환경개선펀드의 출자와 함께 에너지·환경 전문투자기업(VL인베스트먼트), 에너지효율화 전문기업(켑코에너지솔루션)·ICT 융복합 에너지 전문기업(KT)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에서 출자를 받는다. 컨소시엄 내 3개 주체는 자금조달과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며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책임지게 된다.
EPS 공사를 책임진 KT는 지능형 에너지통합 플랫폼인 ‘KT-MEG’으로 에너지를 통합해 운영하는 노하우가 뛰어나다. 이 플랫폼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5대 신기술을 기반으로 산단의 소비를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높여준다.
에너지 테마파크는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높이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스마트산업단지 확산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지름길’이 될 것으로 산단공은 기대한다. 황규연 산단공 이사장은 “친환경 에너지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무상 충전 등을 통해 산업단지에 전기차가 활성화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단지내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산단의 친환경 이미지 구축과 스마트 산업단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