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6일 ‘원포인트 안보국회’ 소집 요구서를 공동 제출하면서 여야 간 안보 이슈 점검을 명분으로 한 국회 정상화 합의가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과 북한 목선 국정조사를 요구해온 한국당이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인 셈이다. 여당은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라고 있는 만큼 이번주 말 중 양측의 ‘빅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다음주 임시국회를 소집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내용의 소집 요구서를 이날 오후 제출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한데 무능·무책임한 정부 여당은 이를 은폐하기 바쁘다”며 “대한민국의 안보정책을 수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안보국회가 너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도 “국회를 장기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 원내대표와 의지를 갖고 함께 국회를 열기로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여야 간 극한대치의 원인이 된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과 북한 목선 국정조사 요구는 사실상 철회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한 의도를 경계하면서도 추경 처리를 위해서라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 서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포인트 안보국회 소집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추경 처리가 같이 되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보기에 안보와 관련한 원포인트 국회도 일리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추경 처리까지 같이하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원내수석부대표들 간에 얘기가 되고 있으니 그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새로운 조건이 나올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임해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또다시 조건에 조건을 붙인다면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일단 원내대표들로부터 실무협상을 위임받은 이원욱 민주당,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주말 동안 7월 임시국회 소집 등 국회 정상화 방안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오전으로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앞서 물밑에서 큰 틀의 가닥을 잡아놓기 위해서다.
다만 나 원내대표가 제안한 대로 당장 다음주에 본회의를 소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다수의 의원이 해외출장이나 여름휴가 등으로 회의에 참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방미단과 방일단을 포함해 수십명의 의원이 외국에 나가 있거나 나갈 예정”이라며 “상임위와 본회의 정족수에 미달할 수도 있어 시기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연·김인엽 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