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 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왼쪽) 국방장관 취임식에 참석해 경례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적도 우리 군에 필적할 수 없다”며 미국의 군사적 힘을 강조했다. /알링턴=EPA연합뉴스
지난 25일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눈에 띄는 대응 대신 침착하게 외교적 해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필요한 자극을 통해 협상판을 아주 깨기보다는 상황관리를 통해 일단은 협상 분위기를 잃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관심을 나타냈던 미 의회 등의 대북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북미 물밑접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미국 조야의 대북 시각차가 다시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소형 미사일(smaller ones) 외에는 실험을 하지 않아왔다”며 “많은 이들이 하는 소형 미사일 실험만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위력시위를 엄중한 도발로 보기보다는 일상적 군사훈련 수준으로 의미를 대폭 축소한 것이다. 이는 북한이 남측을 겨냥하기는 했으나 “경고용”이었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 각을 세우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으로 나아갈 길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계속 확신한다”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두어 주(a couple of weeks) 안에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판문점 회동 당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계속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뒷얘기를 공개했다. 단거리 미사일은 넘어갈 수 있지만 IRBM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우회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 의회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 등을 치적으로 삼기 위해 추가 제재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의회에서 나왔다.
에드 마키 상원 의원(매사추세츠)은 트위터를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될 것”이라며 “어떠한 실무협상도 진행 중인 게 없다고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정상회담에 참여해왔다”고 비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