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日 기업 경영인, 선배가 만든 전략 재탕...진화에 뒤처져"

일본 AI산업 "위험하다" 경고
기업 경영인 "진지하지 않다" 비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5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일본을 인공지능(AI) 후진국으로 평가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일본의 AI 산업을 “위험하다고 인식해야 한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 일본 기업들의 경영 태도가 “진화에 뒤처진다”고도 지적했다.

손 회장은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일본을 AI 후진국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진화에 대한 욕구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의사 결정이 늦어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손 회장은 이어 “많은 대기업에서 경영자들이 ‘샐러리맨화’ 하고 있다”면서 “매일 가게를 꾸려가는 채소가게가 사업에 대한 집념이 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도산한다는 위기감을 가진 이들이 사업에 더 진지하게 임한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인들의 경영 태도에 대해 손 회장은 비판을 이어나갔다. 그는 “일본 기업의 많은 경영자는 계획을 만들 뿐 비전과 전략은 선배가 만들었던 것의 재탕”이라며 “쉽게 말하면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또 일본 산업계가 “쇠퇴산업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그러니 진화에서 뒤처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액의 투자 위험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는 질문에는 “미답의 세계로 가는 것은 공격한다는 것”이라며 “도마뱀 꼬리는 30% 정도 잘라도 생겨난다”고 거론했다. 그는 “나의 시선도 30%가 위험의 허용범위이고 70% 남으면 안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후계자에 대해 “성장집단의 생태계가 이뤄지면 내가 없어져도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며 “후계자에 대해선 항상 생각하는데, 자사(소프트뱅크)에서 올라오는 것도 있을 것이고 펀드 투자처의 창업가 중에도 인재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회장은 지난 26일 AI 투자에 집중하는 10조엔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제2탄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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