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해외주식 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해외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국내 주식 시장의 수익률을 웃돌면서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국내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해외 주식 거래가 쉬워졌고, 실제 경제생활에서도 국경이 없어지면서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주식 투자 시 주식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투자하려는 주식이 속한 해당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개인 투자자가 각국의 복잡한 경제 상황을 모두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주식 투자를 고려한다면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필수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경제 상황이 침체해 있거나 경기가 하락 중인 국가에서는 꾸준히 좋은 영업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률이나 최근 주식 인덱스 수익률과 같은 중요한 경제 수치들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관한 대략적인 감을 얻은 데 도움이 된다.


크레디트 스위스 홀트(HOLT)에서는 이러한 지표로 실제 주식 시장의 기대 수익률인 에퀴티 리스크 프리미엄(Equity Risk Premium)을 이용한다. 이는 더 위험한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실제 평균 에퀴티 리스크 프리미엄이 4.5% 일 경우 투자자는 4.5%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따라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7%에 가까운 이머징 마켓에 투자할 경우는 7%의 수익률을 기대하지만 그만큼 투자금에 손실을 볼 가능성도 클 것이다.

주식 투자는 회사의 주식, 즉 주권을 통해 회사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며 회사의 미래 실적을 사는 것이다. 이는 정해진 이익인 이자만을 가져가는 채권자와 가장 구별되는 특징으로 결국 회사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종착지는 주주다. 교과서에 있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해외 투자일수록 국내 주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이 뉴스나 이벤트에 긴박하게 대응하기 어렵기에 기본에 충실하고 주주의 최대 이익을 경영 목표로 삼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 주식 투자 이론에서 중요한 가치투자이론을 정립한 벤저민 그레이엄도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꼭 해당 기업과 그 기업의 건전성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홀트(HOLT)가 전 세계 2만개 주식의 과거 50년간의 성과를 분석해본 바에 따르면 신기하게도 대부분 회사는 약속이나 한 듯이 장기적으로 6% 정도의 현금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내다 4% 정도의 ROI로 하락하고 만다. 하지만 5년 이상 8% 이상의 현금 ROI 실적을 유지하는 회사들은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그 시대를 풍미하는 탁월한 회사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꾸준한 영업실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좋은 투자 수익률을 거둔다. 따라서 개인이 투자하기 좋은 해외 주식은 핵심 영업이 튼튼하고 오랜 기간 탁월하지 않아도 꾸준한 결과를 내는 주식들이다.

10년 전 중국 투자가 관심을 끌면서 해외시장 투자가 붐을 이뤘다. 당시 많은 투자자가 원칙 없는 가격 모멘텀 투자로 손실을 보고 한동안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서 멀어졌었다. 해외 주식에 대한 최근의 관심이 기본적인 원칙에 기반을 둔 투자와 그에 상응하는 투자 수익률로 이어져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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