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아의 첫 번째 스크린 주연작인 ‘엑시트’(감독 이상근)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윤아는 새로운 재난 영화를 통해 ‘눈물, 콧물, 웃음’을 모두 터트릴 준비되어 있는 모습을 자신감 있게 드러냈다.
임윤아가 맡은 ‘의주’ 캐릭터는 취업은 했지만 퍽퍽한 현실을 견뎌내는 직장인이다. 대학시절 산악부 활동을 하며 길러온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연회장 행사를 불철주야 도맡아 하는 인물이다. 임윤아는 어머니의 칠순 잔치로 참석한 반가운 동아리 선배 용남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코믹 연기부터, 재난 발생 이후 책임감 있는 면모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함께 연기한 조정석은 “영화 속에 뛰고 구르고 나르는 장면들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런데 임윤아가 현장에서 나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이 구르고, 더 멀리 날아서 순간 당황했다”며 체력까지 강한 배우 임윤아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맨손 클라이밍을 비롯한 각종 와이어 액션도 직접 해낸 윤아는 “책임감 강하고 능동적인 의주 캐릭터가 나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은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이라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 클라이밍, 달리기 등 체력적 소모가 많은 부분은 걱정이 되긴 했지만 현장에서 안전을 잘 챙겨주셔서 촬영에 잘 임할 수 있어 의주스러운 면을 많이 꺼내 보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의주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면은 임윤아의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 그는 “의주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 중에서도 훨씬 능동적이고 주체적이었다”며 “정의감, 책임감만 부각됐다면 현실적이지 못했을 텐데 속마음은 누구보다 살고 싶은 본능이 강한 인물이라 더 끌렸다”고 설명했다.
‘엑시트’는 절체절명의 재난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주인공 캐릭터가 영화 전반에 걸쳐 가장 돋보이는 부분. 특히 짠내 폭발 콤비가 유독가스를 피해 주변의 물건들을 활용해 재난 상황을 탈출해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현실 공감을 선사하며 그들을 저절로 응원하게 한다.
재난상황에 주를 두기보다는 어떤 캐릭터들이 생존하는 방식에 완전히 포커스를 맞춘 영화다. 이에 배우 임윤아는 “캐릭터들이 직접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탈출에 있어서 필사적으로 뛰어다니는 능동적인 모습이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로 시작해 드라마, 영화, MC, 예능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윤아는 KBS ‘너는 내 운명’, MBC ‘신데렐라맨’, KBS ‘사랑비’, tvN ‘THE K2’, MBC ‘왕은 사랑한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특히 영화 ‘공조’(2017)는 임윤아를 영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 작품으로, 영화에서 유해진의 처제 역할로 등장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극중 북한 형사 현빈에게 반하는 캐릭터로 입소문을 톡톡히 견인해냈다. 임윤아는 ‘공조’로 지금까지 감춰왔던 천연덕스러운 코믹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그 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인기상, 아시아 필름 어워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상을 타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걸그룹 소녀시대 활동으로 ‘요정’ & ‘꽃사슴’ 이미지로 잘 알려진 임윤아. 90년생인 임윤아는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 살이 됐다. 그는 “연기를 하며 그런 이미지를 깨고 싶은 마음은 없다” 며 “지금은 결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고 소견을 전했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더 여유가 생겼음을 밝혔다.
“서른살이 되고는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모든 걸 다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못할 수도 있지’라고 조금은 여유를 갖고 생각한다. 물론 대충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원래 너무나도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편이었는데 그런 것에 있어서 좀 더 넓은 시야로 마음을 더 여유롭게 먹게 됐다. 저희 팬들이 제가 그렇게 여유 있게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아 고맙다. 팬들은 제가 뭘 해서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닌, 저 자체로 좋아해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윤아는 “나이가 들수록 차근 차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30대엔 새로운 꽃사슴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서는 ‘행복감’이 묻어나왔다.
“바빠서 못해봤던 걸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동안 연예인으로 살았던 시간이 더 많아서 일반 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다. 친구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중국어 언어시험도 보고 운동도 하면서 소소한 변화를 겪고 있다. 예전엔 주변을 신경 쓰고 의식해서 프라이빗한 곳에만 가서 밥도 먹고 그랬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다니는 편이다. 이번 ‘엑시트’를 찍으면서도 다른 외부적인 생각들이 개입하지 않아 좋았다.”
“윤아라는 이름이 또 보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시간이 엄청 지났을 때, 그 전에 저를 아셨던 분들이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누군지 궁금하다’. ‘보고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차근 차근 새로운 ‘꽃사슴의 모습을 만들어내겠습니다. 호호”
[ 사진=SM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