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춘 여자, 이지은
연약하고 신경 안 쓰이는 찬성이 마음에 쏙 들었던 만월. 찬성은 99번째 인간 지배인일 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과거를 꿈으로 꾼다더니, 대놓고 “돌봐 보려구요”라던 찬성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델루나에서 내쫓을 계획까지 세웠지만, “나뭇잎 하나가 마음에 걸려서” 그를 구했고, ‘쫄보’인 주제에 자신이 부르는 줄 알고 무서운 장롱 귀신이 있는 13호실 문을 벌컥 연 것도 밉지 않아서 곁에 두기로 했다. 그리고 나뭇잎 하나만큼이었던 그녀의 마음은 금세 두 개가 됐다.
찬성이 여자친구와 함께 있다는 소식에 심술궂게 군 자신이 무안할 만큼, 창피한데도 쫓아가서 김준현 싸인을 받아왔다는 찬성의 예쁜 마음을 본 순간, 만월은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혼자였던 만월 앞에 불쑥 나타났던 청명은 “앞으론, 나와 함께 보는 모든 풍경이 달라질 거다”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설레는 마음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아까 보던 바다보다 지금 찬성과 함께 보는 바다가 더 예쁜 걸 깨달은 만월. 누군가와 함께이길 기대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다시 느끼게 됐지만 슬퍼진 이유였다.
#. 그녀를 잘 돌봐보겠다는 남자, 여진구
만월의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 찬성. 꿈속의 그녀는 지금처럼 혼자가 아니라 곁에 누군가가 있었고,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누가 압니까. 마른 나무에 잎이 났으니, 꽃도 필지”라며 그녀를 돌보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어느새 꿈에서 보이지 않으면 아쉬웠다. 만월은 “꿈에서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린 것. 나뭇잎 하나만큼 자신이 마음에 걸렸다는 것도, 이제 그 마음이 나뭇잎 두 개만큼 됐다는 것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좋았다.
쭈꾸미를 먹고 싶다는 말에 서해 바다에 가자니까 “왜 그렇게 잘해 줘? 내가 마지막 손님이랬더니 갑자기 서비스가 좋아진 건가”라고 투덜대던 만월에겐 확실히 못을 박았다. 호텔리어는 손님이랑 사적인 감정을 나누면 안 되고, 만월은 손님이 아니라고. 그렇게 함께 바다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또 무슨 변덕이 불었는지 만월은 혼자 야외 수영장에 있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쫓아가 받은 김준현의 싸인을 보였더니, “나는 좀 슬퍼졌어. 아까 보던 바다보다 지금 보는 바다가 더 예뻐서”라고 했다. 쓸쓸해 보이는 그녀가 찬성은 무척 신경 쓰였다.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춰버린 여자와 그녀를 잘 돌봐보겠다는 남자의 호로맨스. 지난 6회에선 하나였던 나뭇잎이 어느새 두 개가 된 것처럼, 아닌 척해도 이미 커져버린 두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신을 내쫓기 위해 13호실로 인도한 최서희(배해선)에게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호구타입이라, 하나를 얻으면 열을 내줍니다”라고 했던 찬성. 만월에게 나뭇잎 하나만큼의 마음을 얻은 그는 어쩌면 이미 열 개만큼의 마음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로인해, 만월은 정말 꽃을 피우고 떠나게 될까.
tvN ‘호텔 델루나’ 매주 토, 일 밤 9시 tvN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