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 위로→일침..남다른 울림의 명대사

‘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가 전하는 울림이 남다르다.

사진=tvN ‘60일, 지정생존자’

허준호는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정책실장 한주승 역을 맡아 극을 탄탄히 채우고 있다. 국회의사당 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박무진(지진희 분)의 곁에서 존재 자체로 큰 힘이 되어주는 한주승.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한주승표 위로와 일침은 박무진의 권력의지를 일깨우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극 초반에는 청와대의 모든 일을 진두지휘 하는 비서실장의 무거운 책임감이 그려졌다면, 정책실장으로 복귀한 후에는 한 걸음 뒤에서 모든 청와대 스텝들이 자신의 일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켜보는 성숙한 모습으로 한주승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의 큰 어른으로서 새로운 지도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본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한주승의 명대사를 짚어본다.

#1 “제가 원하는 건, 더 이상 대통령님이 상처입지 않는 겁니다” (1회)

테러발생 당일, FTA 재협상을 앞두고 모두 앞에서 의연했던 양진만(김갑수 분)이 한주승과 둘만 남자 초조한 심경을 보이며 걱정을 내비쳤다. 이에 한주승은 침착하게 “제가 원하는 건 더 이상 대통령님이 상처입지 않는 겁니다”, “FTA 재협상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한미동맹에 문제 없도록 관계 부처에 우리 사람을 보내놨습니다”라며 양진만을 안심시켰다. 이는 양진만을 향한 한주승의 깊은 신뢰와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사였다.

#2 “권력은 공백을 허락하지 않아요” (2회)

본격적으로 권한대행의 업무를 시작한 박무진은 쉴 새 없이 닥쳐오는 일에 혼란스러워했다. 본인은 자격이 없다며 자신 없어하는 박무진에게 한주승은 “권력은 공백을 허락하지 않아요. 가장 선명하고 확실한 힘이 그 자릴 대신하게 되겠죠”라고 군부 쿠데타의 가능성을 강조, 박무진을 굳건히 잡아주는 강력한 일침을 가했다.

#3 “아직도 권력의지가 없다고 생각합니까?” (3회)


북한이 테러의 배후로 추정되며 그 사이 탈북민을 상대로 극우단체의 폭력사태가 발생했고, 설상가상으로 서울시장 강상구(안내상 분)는 보길모현지구를 특별감찰구역으로 지정했다. 그 사이 구속되었던 탈북민이 사망,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무진은 대통령령 발령을 강행했다. 이에 한주승은 자신의 해임을 걸고 반대를 했고 끝내 대통령령 발령을 결정한 박무진에게 한주승은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마세요 박대행. 권력은 이렇게 쓰는 겁니다”, “아직도 권력의지가 없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박무진의 권력의지를 일깨웠다.

#4 “인사는 메시지니까요.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 (6회)

자신을 찾은 박무진에게 한주승은 양진만 정권 시절 자신이 박무진을 환경부 장관으로 추천했음을 알리며 “인사는 메시지니까요.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박무진은 테러의 유일한 생존자 오영석(이준혁 분)을 국무총리 대행직으로 제안했다. 한주승의 한 마디는 정치 새내기 박무진을 올바른 길로 이끌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한주승의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돋보였다.

#5 “살아남은 자의 몫은 그렇게 다 하는 겁니다” (6회)

박무진은 명해준을 생포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 결국 생포에는 성공했지만 사람을 잃었다는 죄책감에 빠졌다. 그는 한주승을 찾아와 과거 자신을 환경부 장관에 추천한 것을 책망했다. 그런 그를 말없이 바라보던 한주승은 “살아남은 자의 몫은 그렇게 다 하는 겁니다”라고 양진만의 죽음 이후에도 의연해야만 했던 자신을 투영하듯 담담하게 말을 전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지금 이 시각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기가 시작된 겁니다(1회)”, “박대행이 보여줘야 합니다. 청와대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걸. 대한민국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말입니다(3회)”,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피해 숨어있고 싶은 겁니까. 박대행이 가장 익숙한 곳에서?(9회)” 등의 대사들도 애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렇듯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불안감을 보이는 순간에는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위로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깨닫지 못할 때는 일침을 날리는 한주승의 대사는 극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냉정하면서도 강직한 그의 한 마디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며 극의 몰입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허준호는 청와대 모두가 존경해 마지않는 한주승을 결연한 눈빛과 깊은 목소리로 완성하며 안방극장의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허준호 본연의 카리스마와 한주승표 촌철살인 대사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 극의 무게 중심을 꽉 잡으며 흡인력을 높이고 있는 바. 앞으로 한주승이 어떤 활약으로 또 한번 안방극장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