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시내의 한 대형 전광판에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리펑 전 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통치 체제가 강화된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했던 94세 노구 장쩌민 전 주석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참석 후 공개 활동을 꺼렸던 장쩌민 전 주석의 등장은 중국 내 권력 다툼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장쩌민 주석은 전날 부축을 받으며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동묘소에서 열린 리펑 전 총리의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했고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은 불참하는 대신 조화를 보내 고인을 기렸다.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은 리펑 전 총리가 병석에 있을 때나 별세했을 때도 그를 찾아가 보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장쩌민 전 주석의 공개 석상 등장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기 둔화가 두드러지는 데다 홍콩 시위 또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초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개막을 앞두고 장쩌민 전 주석이 얼굴을 드러낸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된 데 이어 2018년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임됨에 따라 당·정·군을 틀어쥔 삼위일체 권력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후퇴되고 홍콩 사태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흔들리면서 시진핑 체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