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낵’ 새우깡을 둘러싸고 벌어진 제조업체와 지역사회 간 갈등이 30일 일단락됐다.
문제는 농심(004370)이 새우깡에 들어가는 원료를 국산 새우 대신 전량 미국산 새우로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농심은 서해에서 잡힌 꽃새우로 새우깡을 만들다가 3년 전부터 국내산 50%, 미국산 50%를 사용해왔다. 농심은 비축한 국산 새우가 소진되면 100% 미국산 새우로 새우깡을 만들기로 했다. 국산 새우의 재고 소진 시점은 올해 말로 예상된다. 농심은 한해 300∼500여톤의 군산 꽃새우를 새우깡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군산 꽃새우 전체 생산량의 60∼70%에 해당한다.
농심이 새우깡 공급선 교체를 결정한 것은 서해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각종 이물질이 섞인 새우가 납품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농심 측은 “서해 환경 변화로 국산 꽃새우의 품질이 예전 같지 않아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무엇보다 소비자 안전과 품질 보장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저인망식으로 꽃새우를 잡아 바다 밑에 깔린 이물질이 어망에 섞여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산 새우는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군산을 지역구로 둔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과 어민·농심 측은 29일 긴급 면담을 진행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음날인 30일 군산시와 전북도 관계자들이 농심 본사를 찾아 꽃새우의 품질 보증 약속과 함께 재구매를 요청했고, 농심은 이를 받아들여 군산 꽃새우 구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기업의 원료구매선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한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골집을 바꿨다고 손님을 나무라는 격”이라며 “원료 선택까지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