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지적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덜 인종주의적인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급이 인종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볼티모어가 부패한 곳이라며 볼티모어 사람들이 “지옥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민주당 흑인 중진인 일라이자 커밍스 하원의원의 지역구이자 흑인 거주자 비율이 높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혹평하면서 커밍스 의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에 상관 않는다는 듯 이날도 “볼티모어를 아주 가혹하게 통제했다”며 커밍스 의원을 향한 공격을 나흘째 이어갔다. 자신을 비판한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에 대해선 “인종주의자”라고 다시 날을 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볼티모어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 공동체 인사들이 자신에게 전화해 “마침내 누군가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커밍스 의원을 공격한 이유는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이 자신의 딸과 사위의 이메일을 조사하기 위한 소환장을 승인하고 멕시코 국경 이민자 수용시설의 열악한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커밍스 의원을 공격할 재료를 찾던 중 지난 27일 오전 6시께 볼티모어 지역의 한 공화당원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볼티모어를 쓰레기와 황폐함으로 가득찬 곳으로 묘사하는 것을 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이 나간 한 시간 후 볼티모어를 혹평하고 커밍스 의원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 29일 열린 두 번의 백악관 참모 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커밍스 공격에 대한 동요와 불편함이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보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에 초점을 두고 볼티모어를 방문할 것을 권하고, 백악관 참모들도 대통령이 볼티모어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티모어 방문 의향에 대해 “적당한 때에 방문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