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강 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연쇄적으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출국한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연쇄적으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출국한다.
강 장관은 다음 달 1일엔 한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 2일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회의, 3일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에 각각 참석해 아세안과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아세안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축이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해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국제정세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다.
ARF란 한국과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10개국 등 총 아태 지역 27개국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주로 북핵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사이버 안보 등 역내 주요 안보이슈들이 폭넓게 논의된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추진 등 일본 정부의 조치가 부적절함을 각국에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연쇄적으로 열리는 5개 다자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과 함께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의장 성명에 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도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 한일 간에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강 장관은 태국 방문 기간 미국, 일본 등 8개국 안팎의 나라들과 외교장관회담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은 확정적이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도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에 있어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면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반도체 소재를 두고 한국으로의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보복성 조치를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양국 외교 수장이 마주앉게 된다. 회담 일정은 31일이나 내달 1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내달 2일 각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외교장관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반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 장관은 회담이 열리면 고노 외무상에게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 다만 양국 외교 수장 간 채널이 열린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를 푸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다자 회의 기간에 한미일 간 3자 외교장관회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에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아 북미 간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