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랩스가 도전하는 기술 목표 A-CITY. 데이터를 활용해 도심 각 공간을 연결하고 다양한 인프라를 자동화하는 환경/사진제공=네이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 확보는 물론이고 기술 경쟁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들이 임계점을 넘어 실생활에 들어오면서 네이버도 차세대 기술 확보 및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선행 기술 연구 조직인 네이버랩스는 최근 기술 목표로 ‘에이시티(A-CITY)’를 선보였다. 에이티시는 다양한 형태의 머신들이 도심 각 공간을 스스로 이동하며 새로운 방식의 ‘연결’을 만들고, AI와 로봇이 공간데이터를 수집·분석·예측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인프라들이 자동화된 도심 환경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도심 속 실내와 도로, 인도 등 모든 공간을 고정밀 지도 데이터로 통합할 계획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장소·환경·목적에 따라 다양한 변용이 가능한 지능형 자율주행머신을 구축하고 사용자들에게 네이버와 연계된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러한 목표하에 로보틱스, 자율주행, 매핑(지도 구축), 측위와 같은 기술들을 발전시키며 해당 영역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참여했다. 행사 참가 전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으며 모바일 매핑 시스템 ‘R1’ 등 총 4개 제품이 ‘CES 이노베이션 어워드’을 수상했고, LG전자와는 CES 기간 중 전격적으로 로봇 기술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 학자인 데이스 홍 UCLA 교수는 “네이버가 만든 로봇팔 ‘앰비덱스’는 예술의 경지”라며 “CES에 나온 로봇 중 최고의 승자”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더욱 업그레이드된 자율주행 기술들을 공개했다. 한층 고도화된 ‘하이브리드 HD 매핑’ 솔루션을 활용해 “연내 서울 시내 왕복 4차선 이상의 주요 도로 2,000km의 레이아웃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또 이렇게 구축된 HD맵과 GPS,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의 여러 센서를 결합해 오차범위 10cm 이내의 정밀도로 끊김 없이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측위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국토교통부 임시운행 허가 차량을 추가해 실제 도로 위 다양한 상황에서의 기술 검증을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인도(人道)’ 영역에 대한 매핑 로드맵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랩스 유럽에서는 ‘R2D2’라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컴퓨터 비전 분야 글로벌 학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 기술은 날씨, 계절, 시간, 조명과 같은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특정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로, 인도와 같은 실외 공간에서 활용성이 높다.
또 네이버는 3차원 실내 지도 제작 로봇 ‘M1’의 상위 버전인 ‘M1X’를 활용해 스캔한 대규모 실내 3차원 지도는 기존보다 제작 단가를 낮추면서도 위치 정확도를 30% 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단 한 장의 사진만 있으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3차원 지도 제작에 필요한 고정밀 실내 측위 기술과 이를 활용한 AR 내비게이션, 로봇 자율주행과 같이 고차원적인 세부 기술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극히 드물며, 이런 기술들은 대형쇼핑몰, 공항 등의 대규모 공간에서 보다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 랩스 대표는 “우리가 사는 생활 공간들은 여전히 새로운 기회로 가득하지만, 앞으로 기술을 가진 회사만이 그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기술로 네이버의 서비스 공간을 재창조하고 공간-상황-사용자-서비스를 연결해 궁극적으로 모든 공간을 네이버와 연결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전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