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스크린으로 불똥...'도라에몽' 개봉 무기한 연기

국내 수입사 "日경제보복에 흥행성적 저조 우려"
애국심 고취 '항일영화'는 관객 호평에 신바람
저예산 다큐멘터리 '주전장' 관객 1만명 돌파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오는 14일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이하 ‘도라에몽’)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장기화하면서 국민들 사이에 반일 감정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도라에몽’의 국내 수입사인 대원 미디어는 2일 “일본 제작사와 국내 투자배급사 등과 협의해 개봉을 늦추기로 했다”며 “최근 이어지는 한일 갈등으로 관객 수가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한일 갈등에도 최근 개봉을 강행했던 일본 영화들은 흥행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은 고작 13만4,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24일 간판을 내건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역시 20만7,000명 정도의 관객만 불러모았다.

이와 달리 애국심을 고취하는 ‘항일 영화’들은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주전장’은 저예산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일주일 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와 일본 극우 인사의 목소리를 함께 담은 작품으로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달 7일 출격하는 한국영화 ‘봉오동 전투’는 일제강점기에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승리한 전투를 다룬 작품으로 흥행에서 한일 갈등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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