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채로 직접 건진 랍스터 눈앞에서 요리…마트 맞습니다

[新유통 : 오프라인 3.0]
<상>신선식품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베이징
中 최고 가전그룹 쑤닝 유통업체 변신
신선식품 전용마트 '쑤프레시' 오픈
외곽서 채소 직접 길러 가격 낮추고
새벽 2시까지 영업하며 접근성 높여
한달내 음식 배달해주는 로봇도 배치
온라인업체 체험욕구 충족·신뢰 확보
급락한 영업이익 돌파구 마련 분주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쑤닝생활광장’. 문을 연지 나흘째 되는 날 찾은 이곳은 중국 1위 가전업체 쑤닝그룹이 기존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종합 유통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야심 차게 낸 베이징 시내 첫 점포다. 전자제품 매장뿐 아니라 영화관, 식당가, 키즈존 등이 각층을 채우고 있지만 역시 가장 공을 들인 것은 1층에 위치한 신선식품 전용마트인 ‘쑤프레시’다. 이곳에 들어서면 허리 높이의 거대한 수족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 세계에서 공수된 고품질의 해산물들이 가득 담긴 쑤프레시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체를 이용해 물건을 담고 바로 옆 조리 코너에 가서 소정의 비용만 내면 근사한 요리를 받아볼 수 있다. 랍스터 한 마리를 한화 1만2,000원에 산 뒤 5,000원을 더 내면 고급 랍스터 요리를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매장 내 다른 곳에서는 두리안과 산죽 등 깔끔하게 정리된 고급 수입 과일들이 고객을 맞았다. 50대 주부 니에씨는 “TV를 사려고 왔다가 쑤프레시에 들렀는데 갓 수확한 것 같은 신선식품들을 살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곳에서 장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1위 ‘허마셴셩’에 도전한 가전양판점=쑤닝그룹은 중국 내 신선식품 전용마트 선두인 알리바바의 ‘허마셴셩’으로부터 불과 1.5㎞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쑤프레시를 내며 도전장을 던졌다. 쑤닝그룹 홍보 담당자인 양하이펑씨는 “기존 허마셴셩에는 없는 조리 코너를 만들었고 한 달 안에 무인로봇 1~2대를 도입할 것”이라며 “신선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저장성 등 외곽도시에서 자체 재배를 통해 물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쑤프레시는 반경 3㎞ 이내까지는 전문인력이 직접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단 2분에서 최장 1시간 안에 배달이 완료된다. 쑤닝은 반경 3㎞ 내에 브랜드 로고를 지속 노출한다는 이른바 ‘3㎞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쑤닝은 오프라인 유통의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완다백화점 인수에 이어 지난달 까르푸 중국법인의 지분 80%도 잇따라 사들였다. 소형슈퍼 격인 ‘쑤닝씨아오디엔(小店)’ 등을 2년간 100개가 넘는 점포를 출점하며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양씨는 “오프라인 기반인 쑤닝만의 물류 노하우를 살려 보다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젊은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우리 매장에 찾아오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전했다. 쑤닝생활광장 내에 키즈존과 헬스장 등이 갖춰진 이유다.

◇新유통 성공조건은 소비자의 품질 신뢰=쑤프레시는 무인계산기 4대에 이어 한 달 내로 무인로봇 2대를 추가 배치해 주문한 음식을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최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은 물론 호기심까지 자극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양씨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장 내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게 되면 수익성 증대에 도움이 된다”며 “신선식품도 소비자들이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의 품질을 따지고 구매하면서 신뢰가 쌓이다 보면 굳이 점포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쑤프레시는 같은 면적의 기존 마트들보다 전시상품 가짓수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대신 매일 새벽 2시까지 운영된다.

◇온라인업체들 다시 오프라인으로…“체험 욕구 잡아라”=현재 베이징 내에 신선식품 전용마트를 운영 중인 온라인업체는 알리바바의 ‘허마셴셩’(20곳)과 징둥닷컴의 ‘7프레시’(7곳), 용후이마트 계열의 ‘차오지우종’(7곳) 등 30여 곳이 넘는다. 여기에 쑤닝그룹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이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소비자들의 체험 욕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징의 경우 해안과 거리가 먼데다 대도시의 특성상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도 어렵다. 이를 간파한 유통업체들은 신선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려 신선식품 전용마트를 갖추고 있다. 온라인이 과연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내 온라인 기반업체들은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징둥닷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7.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나 감소했다. 한화로 약 80조 가까운 돈을 벌었지만 순이익은 6,000억원에 불과했다. 소셜커머스 ‘핀뚜어뚜어’도 매출이 652% 늘어난 대신 영업이익은 무려 1,940%나 감소하는 어닝쇼크를 겪었다.
/베이징=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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