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기간인 6일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새벽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회의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서해안에서 내륙을 관통해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 2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크다. 특히 이번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겨내자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감행된 것으로 ‘평화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무력도발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동해상에 떨어진 북한의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의 도발은 최근 2주 동안 무려 네 차례,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회를 거듭할수록 비행고도를 자유롭게 조정해온 발사체는 이번에는 북한 내륙을 관통했다. 북한이 동해를 향해 쏘았지만 방향이 남쪽이라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특히 40㎞ 미만의 고도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성하는 핵심자산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사각지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평화경제’를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규제 타개책 가운데 하나로 남북경협을 꼽은 지 하루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5시24분과 36분께 북한 황해남도 과일(옛 풍천) 일대에서 북한의 발사체가 동쪽으로 날아갔다. 최대고도 약 37㎞를 찍으며 450㎞ 넘게 비행하면서 북한 내륙을 통과한 뒤 동해에 떨어졌다. 최고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을 기록했다.
청와대는 오전7시30분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계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했다”며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날 발사체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북한이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반도, 이달 2일 함경남도 영흥 지역에서 단거리발사체 각각 2발씩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군당국은 이들 발사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발사를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위력시위사격’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에 대해서는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당국은 2일 발사체의 비행속도가 마하 6.9로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며 방사포로 보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을 통해 발사체 발사가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항의성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동중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첨단전력 도입과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데 따른 반작용 가능성이 높다”며 “연합군사연습이 끝나는 이달 20일까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