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불황에도…더 단단해진 포스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6.5%
유럽·日 주요 철강사보다 '선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비중 늘고
최정우 회장 원가절감 정책 효과


세계적인 철강업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가 다른 글로벌 철강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통’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고정비 부담이 줄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은 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포스코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6.5%였다. 유럽의 대표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이 4.1%, 일본제철이 1.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 1위 철강기업 바오산은 아직 2·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1·4분기 5.6%보다 수익성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으로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포스코의 계열사를 뺀 철강 부문만을 보여주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지난 분기 9.7%로 10%에 육박했다.

주요 철강사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 이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고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했다. 지난해 2·4분기만 해도 11.8%였던 아르셀로미탈의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4.1%로 곤두박질쳤다. 일본제철과 바오산도 지난해 2·4분기에는 각각 2.9%와 9.9%를 기록했지만 한 해 만에 절반 수준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4분기 7.8%에서 1.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WTP(World Top Premium) 판매 비중이 지난해 1·4분기 27%에서 지난 분기 29.6%로 늘어나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통’인 최 회장의 비용 절감 정책도 힘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코스트 이노베이션(비용 혁신)’으로 이름 붙인 비용 절감 활동을 통해 연 2,300억원의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는 “실제로 상반기에 1,2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료가격 급등에 대응해 저가 원료를 사용해도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배합기술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사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는 지난 분기 원가절감 효과에 기대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가 관리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아르셀로미탈의 시가총액이 29%, 일본제철이 20%가량 날아갔지만 포스코 시가총액은 1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최 회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답게 주가 추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4분기를 저점으로 포스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과 2021년 포스코 영업이익을 각각 5조440억원, 5조3,85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최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 최초의 재무 출신 최고경영자인 최 회장이 취임하면서 일각에서는 “철강 전문가가 아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던 게 사실이지만 비교적 좋은 실적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비용과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지는 재무라인 출신이라는 점이 위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기를 극복하는 데 적합한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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