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영국 보스턴에 있는 필그림 병원에 도착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이 오는 10월말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한 직후에 조기총선을 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정부 불신임 표결에서 패배하면 10월 31일 브렉시트 직후 조기 총선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정가에서는 브렉시트를 전후로 조기총선이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10월 말 유럽연합(EU)과 결별한다는 입장이어서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하원 내에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하원이 다시 열리는 9월 초에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수당 내 ‘노 딜’ 브렉시트 반대 의원들이 야당과 손을 잡을 의사를 나타낸 만큼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는 법적 절차를 통해 ‘노 딜’을 막는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14일 이내에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개최된다. 총선 개최 일자에 대해선 재임 중인 총리가 재량권을 가진다.
총리실은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존슨 총리가 사퇴를 거부한 뒤 일단 10월 31일 ‘노 딜’ 브렉시트를 강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브렉시트 완수’를 쟁점으로 조기 총선을 치른다는 게 총리실의 복안이다. 이날 스펙테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부 언론은 총리실이 브렉시트 다음날인 11월 1일께 조기총선을 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실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 딜’ 브렉시트로 식료품 공급, EU와의 교역, 여행 등 각 부문에서 발생할 혼란 속에서 조기 총선을 개최하는 것은 존슨 총리 입장에서도 지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스카이 뉴스는 존슨 총리가 이날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사퇴를 거부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정부 불신임안이 제출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묻자 “우리는 10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다. 이는 이 나라의 국민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투표한 이유이다. 의원들은 이를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