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를 먹고 싶을 때 인당 2만 원은 나가는 레스토랑을 찾았더니 오히려 집에서 한 것만 못한 퀄리티와 맛에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로제 파스타를 잘 하는 집은 손에 꼽는다. 정말 맛있는 로제 파스타를 만드는 곳은 토마토와 크림파스타도 정말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정도로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의 로제 파스타를 만들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상하목장의 ‘슬로우키친’ 파스타 소스를 만나게 됐다. 매일유업의 50년 유제품 개발 생산 노하우를 살려 수제방식 레시피로 만든 가정간편식(HMR) 시리즈다. 개별 포장돼 있는 소스를 데워서 삶은 면 위에 붓기만 하면 10분만에 크림, 토마토, 그리고 로제 파스타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로제 파스타 소스 제품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포장을 뜯으니 토마토, 양파, 치킨 등의 원물이 적당한 사이즈로 포함돼 있는 게 한 눈에 들어온다. 브리 치즈 향도 고소하게 풍겼다. 조리 방법으로는 후라이팬 조리와 전자레인지 조리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소스가 면에 배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첫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보통 1인분을 만들 때 100원짜리 동전크기만큼 면을 집는데 기자는 여기에서 3분의 1만큼 덜어냈다.
면을 알맞게 삶은 뒤 물기를 걷어내고 바로 소스를 뿌려 1분간 볶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치즈 향과 함께 내가 선호하는 로제 파스타 만의 향이 풍겼다. 접시에 담고 보니 소스와 면의 비율이 적당했다. 소스가 부족한 느낌보다는 소스가 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풍부한 느낌의 파스타를 좋아하는데 1인분을 온전히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예 2봉지를 뜯어서 빵과 함께 곁들여 먹는 방법도 좋겠다 싶었다.
남은 소스를 다른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하목장 관계자는 로제 소스를 돈까스 위에 뿌려서 곁들여 먹어도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림 파스타 소스의 경우 구운 연어요리 위에 뿌리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연어스테이크 느낌을 낼 수 있다. 토마토 소스는 라자냐, 누들 파스타 등으로 그 활용도가 높다.
맛은 어떨까. 로제 파스타는 금세 게눈 감추듯 먹고도 소스를 긁어 먹을 만큼 맛있었다.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음식일 수록 향과 맛의 깊이를 어느 정도 포기해야한다란 생각이 있었는데 그 편견이 깨졌다.
가장 기본이지만 그만큼 기대치가 높은 토마토 파스타 소스도 뻔하지 않은 맛이라 좋았다. 흑후추와 오레가노 등을 넣어서 살짝 매콤하면서도 이국적인 향 덕에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어머니 입맛에는 크림파스타 소스가 가장 맞았다. 까망베르 치즈 맛이 가장 먼저 나지만 그 다음은 다양한 층위의 우유 향이 풍겼다. 다양한 원산지의 유크림, 치즈 등을 사용해 단편적인 맛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해당 제품들은 실온 보관이라 집에서 뿐 아니라 캠핑 등 야외 용으로도 좋다. 면을 삶을 수 있는 후라이팬만 있다면 10분만에 멋진 레스토랑 파스타를 완성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각광을 받을 것 같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