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 콰르텟 "네사람의 균형 잡힌 앙상블로 작곡가의 깊은 내면 드러내죠"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인터뷰]
결성 13주년 맞는 세계적 현악사중주단
불모지였던 한국 실내악의 새역사 써
27일 열 번째 정기연주회 ‘슬라빅’ 개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왼쪽부터)·김재영,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문웅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형주기자

2007년 결성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실내악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팀이다. 2012년 세계적 권위의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후 2014년에는 모차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모두 한국인 최초다. 이들은 어느덧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로 자리매김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문웅휘로 구성됐으며, 비올리스트 김규현이 지난해부터 새로 합류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만난 노부스 콰르텟은 올해 열 번째 정기연주회를 맞이하는 만큼 관록과 여유가 느껴졌다. 결성 당시 10대와 20대였던 이들은 어느새 모두 30대가 됐다. 김재영은 “정기연주회 때 늘 도전적인 레파토리를 선정했는데 이번에도 처음 선보이는 곡이라서 설레고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해질지 기대된다”며 “한국 관객들 앞에 설 때는 부담감이 더 크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광주·서울 등에서 열리는 이번 연주회 주제는 슬라빅(Slavic)이다.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드보르작의 현악사중주 7번, 야냐체크 1번 ‘크로이쳐 소나타’ 그리고 스메타나의 ‘나의 생애로부터’로 슬라브의 짙은 감성과 여름 프라하의 밤공기를 그려낼 예정이다.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문웅휘,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형주기자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독주회와 오케스트라가 중심이다. 현악사중주곡의 매력에 대해 묻자 문웅휘는 “네 사람 각각의 연주에 개성이 들어가고 각 성부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으면서도 뭉뚱그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재영도 “현악사중주곡 중에는 깊이가 남다른 것들이 있다”며 “작곡가들이 개인 이야기를 담는 것 이상으로 신앙 등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악사중주는 실내악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균형을 가진 앙상블”이라고 덧붙였다.

네 명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한 명, 한 명이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맞아 떨어지는 힘과 합이 맞아야 한다. 어려운 만큼 콰르텟 활동을 통해 배우는 점도 많다. 김재영은 “후배들에게 콰르텟 경험이 음악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며 “네 사람의 협업 자체가 결혼 이상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도 연주가 없을 때는 또래 청년들처럼 편하게 여가 시간을 즐긴다. 하지만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갔을 때도 음악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일과 휴식의 분리가 되지 않는다는 게 어려움이다. 멤버들은 30대가 되면서 각자 중요한 시기를 맞았지만 여력이 될 때까지는 팀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규현은 “학교 다닐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지만 막상 팀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면서도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나아진 만큼 함께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부스 콰르텟은 앞으로 많은 해외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내년 1월에는 독일 본 베토벤 하우스에서 개최되는 실내악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자벨 파우스트,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 첼리스트 장 기엔-케라스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예정이다. 노부스 콰르텟은 “아직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같고 동양인이기에 힘든 부분이 분명 있다”면서도 “다만 연주가 끝난 후 반응이 다르고 또다시 초청해주는 것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도 저희 연주가 설득력 있게 전해지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사진=성형주기자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왼쪽부터), 비올리스트 김규현,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첼리스트 문웅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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