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포스터.
영화 ‘아이리시맨’의 스틸컷.
영화 ‘안나’의 스틸컷.
쿠엔틴 타란티노, 마틴 스코세지, 뤽 베송…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액션·누아르 장르의 거장들이 나란히 신작을 들고 관객을 찾아온다. 서부극의 분위기를 빌려온 영화부터 잔혹한 장면이 가득한 하드코어 액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가득하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했던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다음 달 국내 개봉한다. 196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 샤론 테이트가 임신 중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다만 실제 사건을 똑같이 재현하는 대신 피해자를 테이트가 아닌 옆집 남자들로 바꿨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옆집 남자들로 등장한다.
디캐프리오는 한물 간 퇴물 서부극 배우 릭 달튼으로, 피트는 스턴트 대역으로 일하는 클리프 부스로 각각 분했다. 타란티노 특유의 장쾌한 핏빛 액션과 초호화 캐스팅이 어우러져 기대를 모으는 이 작품은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라는 뜻의 제목대로 흘러간 시대를 향한 감독의 애정을 담고 있다. 칸영화제 공식 상영 후 북미 영화 비평 매체인 로튼 토마토는 신선도 지수 91%를 부여했고 영국 가디언은 별 5개 만점을 줬다.
넷플릭스를 통해 올가을 공개되는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아이리시맨’도 세계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갱스터 장르의 고전인 ‘카지노’ 이후 22년 만에 재회한 스코시지와 로버트 드니로, 스코시즈와 알 파치노의 첫 협업, 은퇴 소문이 무성했던 배우 조 페시의 복귀 등 화젯거리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수두룩하다.
스코시지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제작비(1억7,500만 달러)가 투입된 이 영화는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그린다. 1950~1960년대 미국 정계를 좌지우지했던 거대 노동조합의 우두머리였던 지미 호파는 1975년 돌연 실종됐으나 아직도 그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다. 스코시지는 악명 높은 범죄 조직과 연루돼 호파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한 남자의 시선을 통해 미국 근대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간다. 찰스 브랜트의 논픽션 ‘아이 허드 유 페인트 하우스’를 원작으로 삼았으며 ‘갱스 오브 뉴욕’으로 스코시지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스티븐 자일리안이 시나리오를 썼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안나’는 프랑스 출신 뤽 베송 감독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랑블루’ ‘레옹’ ‘제5원소’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베송은 ‘루시’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와 같은 최근 연출작에서는 전성기 시절만큼의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재기를 향한 치열한 몸부림이 느껴지는 ‘안나’는 프랑스 파리의 톱 모델로 위장한 킬러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모든 위협을 제거해나가는 하드코어 액션 스릴러를 표방한다. 영화 수입사인 판씨네마 관계자는 “감독이 초심으로 돌아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액션을 담아냈다”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액션 시퀀스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