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日 줄이고 中 늘렸는데…中 전 노선 신규 취항 금지 ‘멘붕’

중국 10월 10일까지 신규 취항 금지
日 노선 축소 이미 신청한 상황인데
중국 길마저 막혀 항공사들 ‘비상’




중국 항공당국이 앞으로 두 달 간 중국으로 취항하는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을 금지하자 국내 항공사들이 당황하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경제적인 갈등으로 반일 운동이 일어나자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국 노선을 늘린다고 발표하고 영업을 준비 중이었는데 중국이 신규 취항을 당분간 하지 말라고 통보한 셈이다. 항공사들은 3·4분기 고수익 일본 노선과 대체 노선인 중국마저 막혀 줄줄이 적자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14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국내 항공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달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중국 당국이 운항 신청을 안 받는 이유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항공편 증가에 따른 수요와 안전 관리 차원이라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업계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이 통보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신규 취항을 중단하면서 업계는 소위 ‘멘탈 붕괴’에 빠졌다. 최근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일본산 불매 운동에 따라 일본 노선을 중단 또는 대거 축소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모두 지난 3월 한중 항공회담에서 배분받은 중국 노선을 증편하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9월 중 인천~장가계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이달 인천~정저우, 9월 청주~장가계 노선, 제주항공도 인천~하얼빈, 부산·무안~장가계 노선을 준비했지만 길이 막혔다. 심지어 에어부산은 이날 오전에도 중국 노선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일본 노선이 전체의 30~60%, 이익 비중은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크다. 일본과의 갈등으로 이익 노선이 막히자 거리가 비슷한 중국으로 활로를 뚫으려 했는데 중국 당국이 두 달 간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신규 취항 등을 중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3·4분기 일본과 중국 외에 또 다른 수익 노선을 찾아야 한다. 결국 동남아 밖에 없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영업을 준비 중이었는데 서둘러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며 “한국 시간으로 낮에 출발하는 동남아 노선 등을 띄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남아 노선을 많이 띄울 수록 적자 폭이 커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은 탑승률이 80%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그 동안 일본 노선에서 낸 수익으로 동남아 노선을 메웠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막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노선마저 확보하지 못한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띄우지 못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보더라도 비행기를 띄워야 그 폭이 작아진다”며 “비행기가 서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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