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S] 1년 안돼 40% 사표... 헛도는 '청년일자리'

지역주도형, 있는 돈도 못쓰고
공기업인턴은 취업준비가 업무
성과 쫓겨 졸속...부작용만 속출


“근로자 수 10인 이하인 기업 위주로 청년 신규 채용 시 2년간 월급을 대신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청년들이 1년 도 안 돼 퇴사하는 경우가 30~40%를 넘는다는 점이에요. 두세 달 만에 나가는 경우도 수두룩해 올해 안에 예산을 다 쓰지도 못할 것 같아 걱정이 큽니다. ” (경북권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담당자 A씨)

정부와 지자체에서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거나 기업을 대신해 급여를 지급하는 청년일자리 사업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각 부처에서 취업자 수 증대를 목표로 사업을 쏟아냈지만 단기간에 졸속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조기 이탈자가 끊이지 않고 시간 때우기 업무가 상당수라는 게 대학가의 지적이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지난해 3월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표한 청년 일자리대책의 핵심이다.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일자리 사업을 직접 기획하면 심사를 거쳐 국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향후 4년간 7만개 이상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참여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 등 첫 걸음부터 꼬이는 실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배정된 총예산 828억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342억원(집행률 41.3%)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된 공기업체험형 인턴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체험형 인턴은 지난 2016년 8,434명(전체 신규 채용 인력 대비 44.8%), 2017년 9,595명(45.9%), 2018년 1만4,934명(47.5%)으로 점차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직무교육이 이뤄지는 곳은 드물다는 게 대학가의 공통된 평가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인턴을 했던 김모(25)양은 “인턴 기간에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채 대비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과 토익 준비만 했다”며 “공기업 공채에서 체험형 인턴 경험은 필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간 낭비로 보여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금까지 신입 공채전형에서 5개월 인턴 경력이 있으면 가점을 줬던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체험형 인턴 기간을 3개월로 줄이면서 취준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취업센터장은 “서울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에서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사업 참여자만 전체 취업자의 10%에 달하고 최근 부쩍 늘어난 공기업 인턴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정부는 사업실적을 달성하고 대학은 취업률을 높여 이해관계가 맞지만 정작 학생들에게는 별로 메리트가 없어 매번 참여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탐사기획팀=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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