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의 폭풍’ 출간, 로마사 공화정의 몰락이 전한 엄중한 경고

신간 『폭풍 전의 폭풍』이 출간됐다. 로마 공화정의 몰락과정을 실감나게 담아낸 도서는 방향성을 상실한 문명이 겪은 사건에 대해 세심히 전한다. 책에서 풀어내는 로마의 흥망성쇠 속에서 방향성을 상실한 현시대와의 유사성 또한 유추해 볼 수 있다.

책은 로마 공화정에서 황제정으로 넘어가는 격변기를 다룬다. 저자는 ‘로마 혁명’이라 불리던 시기를 사료와 전문 서적을 섭렵, 세밀한 묘사로 역사책 특유의 교과서적인 지루함을 극복한 것이 특징이다. 2010년 팟캐스트로 방송되었던 ‘로마사’, ‘혁명’의 원고를 다듬어 출간한 도서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논픽션 부분에서 8위에 올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도서는 로마가 지중해의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했던 기원전 146년부터 공화정이 몰락한 기원전 78년까지를 내용으로 다룬다. 역사의 현장을 눈앞에 재현하는 가독성 높은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로마 공화정 몰락과정을 쉼 없이 정독할 수 있다.

『폭풍 전의 폭풍』은 1장 이탈리아의 짐승들을 시작으로 로마사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을 다룬 3장까지는 포에니 전쟁 후 군사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된 개혁을 서술하고 있다. 대토지 소유를 제한하며 공화정 기반이 되는 자영 농민을 육성하고자 한 그들의 개혁의 역사는 당시의 현황을 여실히 들여다볼 수 사례다.


마리우스의 득세를 소재로 한 4장에서 8장까지는 그의 집정관 시기부터 끝없는 야망으로 쇠퇴하기까지를 다룬다. 공화정의 장군이자 정치가였던 마리우스는 로마 군단에 대한 ‘마리우스 개혁’으로 유명하다. 무산계급을 신병으로 보충하고, 병력 운용의 중심을 중대 단위에서 연대단위로 바꾸는 등 로마가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하지만 전장에 나가 더 많은 영광을 안고 싶어 안달이 났던 욕망이 결국 그를 파멸로 몰아가며 전개된다.

이후 책은 내전과 술라의 독재의 내용으로 이어진다. 뛰어난 술수와 군사적 재능으로 승승장구했던 술라는 독재관이 되어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 공포정치를 실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책은 내전과 술라의 독재관, 그의 죽음을 끝으로 로마 공화정 몰락을 써내려가며 장을 마무리한다.

특히 도서는 ‘혁명’보다 혁명이 조성되는 ‘과정’에 집중한다. 혁명의 조건을 중심으로 정치적 양극화, 부정부패 횡행, 사회적·민족적 편견의 심화 등 당시 로마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이로써 독자는 책에서 다룬 혁명 조성 과정이 단순한 역사의 서술을 넘어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해주는 엄중한 조언임을 유추할 수 있다.

책의 저자 마이크 덩컨(Mike dunken)은 로마사 시리즈를 팟캐스트에 연재했던 역사가다.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를 풀이한 그의 팟캐스트 채널은 5,600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세상에 느닷없이 일어난 혁명은 없다고 주장한 그는 “로마제국 천 년 역사를 살펴보고 현시대와의 유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로마사 이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한편 책을 출간한 도서출판 교유서가 관계자는 “기존 역사서와는 달리 외서의 한계를 뛰어넘은 높은 수준의 번역은 독자로 하여금 높은 몰입에 빠지게 만든다.”고 자부하며 “현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라는 추천사를 남겼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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