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앞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5당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등으로 말미암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내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경축사와 타개책을 놓고는 제각각의 입장을 제시했다.
여야 5당은 이날 일제히 논평을 통해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시작된 일본 경제침략에 맞서 우리는 ‘제2의 독립운동’ 정신으로 맞서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로 아베 정부의 반역사적·반경제적 조치를 분쇄하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애국선열이 피로 지킨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미래 세대와 함께 지키고 이어나가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선조가 74년 전 각고의 노력과 희생으로 광복을 이뤘듯 우리는 일본의 경제 도발을 물리치고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지만 해법을 놓고는 인식을 달리했다. 범여권은 주로 ‘자강’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평적 상생 협력관계를 구축해 자력으로 일본의 수출규제를 당당히 극복해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대일 의존을 탈피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수 야권은 일본을 규탄하면서도 일본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과 일본은 아픈 과거에도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할 분야가 매우 많다”며 “양국이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의 발전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행동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서도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민주당은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원 코리아’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함으로써 통일의 과업을 통시적인 목표로 제시했다”며 “일본의 경제보복과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을 도약의 발판으로 일거에 전환하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045년 원 코리아 비전과 관련해 “말잔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면서 “힘 있는 안보, 힘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일분일초가 타들어 가는 경제상황을 타개할 현실적 대책에 국민은 목마르다”고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경축사에서 당면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은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방안이 없는 ‘정신 구호’의 나열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