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시중단 소녀상, 스페인 영화제작자가 샀다

독립언론인 타초 베네트씨
내년 바르셀로나서 문여는
'자유 미술관'에 옮겨 전시



정치 개입과 일본 극우세력의 협박으로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을 스페인의 영화제작자이자 독립언론인 타초 베네트(사진)씨가 매입했다.

14일(현지시간) EFE통신과 푸블리코 등 스페인 언론들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베네트씨가 최근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전시 중단한 ‘평화의 소녀상’을 사들여 자신이 내년에 바르셀로나에 설립하는 ‘자유 미술관’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작품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조각 작품으로 작가들이 지난 2015년 일본 시민들에게 맡긴 것이다.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전시됐다가 일본 극우세력의 협박과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전시가 중단됐다.

베네트씨는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예술작품이 검열을 당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검열에 반대하는 내용의 전시도 끝났기 때문에 이는 이중적인 모순”이라면서 “소녀상이 전시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작가들과 접촉해 작품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의 상황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뒤부터 전 세계에서 (검열과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작품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중국의 유명한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레고 블록으로 만든 작품, 미국의 화가 일마 고어가 그린 도널드 트럼프의 인물화 등을 사들였다. 모두 예술에 대한 검열에 저항하는 작품들로 자신이 설립하는 미술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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