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델루나' 시청자 사로잡은 신드롬 셋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출구 없는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오충환, 김정현,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의 신드롬이 거세다. 지난 11일 방영된 10회가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8월 2주차 드라마 화제성도 1위를 지키며 5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이 더 뜨겁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tvN_호텔 델루나

#1. 무섭고 로맨틱한데 웃기기까지? 홍자매식 유머코드

호러와 로맨스, 여기에 코미디까지 있는 ‘호텔 델루나’. 무엇보다 만월과 찬성의 대화 속에서 등장하는 직관적인 대사는 웃음의 주요 포인트다. 만월이 개, 돼지로 환생할까봐 신경 쓰는 찬성에게 “난 닭도 괜찮아. 내가 닭칼국수로 태어나서 널 다시 만나도 ‘안녕? 난 겉절이랑 싸 먹으면 더 맛있어’ 이렇게 인사해 줄게”라는 만월. 여기에 지지 않고 “당장 다음 달부터 닭칼국수 사 먹을 돈도 없을 겁니다”라고 받아친 찬성. 처음과 달리 그의 눈치를 보게 된 만월과 그녀의 막무가내를 마이페이스로 받아낼 수 있게 된 찬성의 귀여운 ‘티키타카’가 안방극장을 강타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누가 더 눈치 없을까?”로 갑론을박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들 역시 웃음을 유발한다. 처음엔 만월이 어떤 존재인 줄도 모르고 해맑게 “만월아~”라고 부르던 산체스(조현철)가 압도적이었지만, 지난 9, 10회를 기준으로 두 인물이 추가됐다. 바로 찬성의 중매를 섰다가 만월이 “저 학대가리”라고 읊조리게 만든 김선비(신정근)와 “이 약이 네 약이냐”라며 찬성이 버린 약을 들고 나타나 진지한 대화중인 만월과 찬성 사이에 선 대동정신(남다름)이 그 주인공. 이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 허를 찌르는 홍자매식 유머 코드는 오직 ‘호텔 델루나’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2. 모든 에피소드가 복선? ‘나노 복습’하게 만드는 전개


문이 닫힌 집에서 고독사한 노인과 그 곁을 지키는 반려견에게 마고신(서이숙)은 닫혔던 문을 살짝 열어줬다. 하지만 반려견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주인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이는 신이 길을 열어준다 하더라도 결정은 주체의 몫임을 의미했다. 마고신이 만월에게 찬성이라는 길을 열어줬다고 했지만, 사실 모든 순간을 결정한 건 찬성이었다. 반면, 억울한 사연에도 인간을 해쳤다는 이유로 결국 소멸된 13호실 귀신 에피소드는 만월 역시 같은 이유로 한 줌의 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암시했다. 때문에 만월이 소멸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찬성의 가장 큰 두려움이 됐다.

이처럼 매회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만월과 찬성의 관계에 복선이 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에피소드를 다시 보며 세세하게 분석하는 일명 ‘나노 복습’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오는 17일 방영될 11회에서 인간 손님이 체크인할 수 있는 404호의 비밀이 개기월식으로 인해 풀릴 것으로 예고된 바. 이 에피소드가 또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3. 음원차트도 섭렵한 ‘호텔 델루나’ OST

시청률과 화제성뿐만 아니라 음원 차트까지 섭렵했다. OST가 매주 공개될 때마다 차례로 차트 1위의 바통을 이어받았고, 폴킴, 거미, 벤, 태연이 나란히 상위권에서 철옹성을 쌓고 있는 것. 극중 인물들의 감정선을 표현한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는 드라마 팬들뿐만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까지 사로잡았다.

OST 제작을 맡은 손동운 프로듀서는 “방송 전부터 이야기의 흐름에 맞춘 OST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화제가 됐던 황금 라인업 역시 방영 전에 섭외를 완료했다”며 드라마와 음악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막 전환점을 돈 ‘호텔 델루나’에 또 어떤 OST가 등장할지 기대를 증폭시킨 대목이었다.

‘호텔 델루나’ 매주 토, 일 밤 9시 tvN 방송.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