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말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 뮤직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유튜브 사용자와 강력한 추천 서비스를 기반으로 음원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가 동영상, 검색에 이어 음원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멜론이나 벅스 등 기존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1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조사 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유튜브 뮤직의 전 세계 스마트폰 월 실사용자가 지난해에 비해 170% 성장했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사운드클라우드 등 글로벌 주요 음원 서비스들의 성장률을 앞선 수치다. 또 지난해 13위였던 전 세계 월 실사용자 순위는 1년 사이 6위로 급격히 상승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다운로드 수도 1억 이상이다.
국내 음원 시장은 유튜브 뮤직의 이 같은 성장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음원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는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 유튜브 뮤직은 기존 유튜브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습득한 기술과 데이터가 방대하다”며 “유튜브 뮤직의 국내 점유율이 낮아 아직 강력한 경쟁자는 아니나 언제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이종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증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규 이용자를 확보할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내 음원 업계 1위인 ‘멜론’은 최근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제휴를 맺었다. 멜론 애플리케이션에서 ‘이곳으로 제작된 틱톡’ 메뉴를 선택하면 틱톡으로 바로 연결돼 해당 음악과 관련된 영상을 볼 수 있다. 반대로 틱톡 앱에서는 ‘멜론으로 재생’ 기능이 탑재돼 영상 속 배경음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멜론은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프로필과도 서비스를 연동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카카오톡 상단 메뉴에 새롭게 탑재된 톡뮤직 플레이어 개편 이후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음악 콘텐츠 사용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멜론은 카카오톡과의 강력한 플랫폼 시너지를 통한 차별화된 음악 경험으로 시장 확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2위 ‘지니뮤직’은 영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산업의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 지난해 CJ디지털뮤직 합병 이후 지니뮤직은 CJ이엔엠을 2대 주주로 끌어들였고, 이후 ‘지니TV’를 지니앱 안에 신설해 CJ이엔엠 영상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NHN벅스’는 지난 14일 테라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연동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를 추가하기로 했다.
업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뮤직의 확장세를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저작권 등 해외 사업자들과 국내 사업자 사이에 불합리한 역차별 문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들은 창작자에게 어느 정도의 저작권료가 돌아가는지 명확히 공개하고 있는데 해외 사업자는 그렇지 않다”며 “해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