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총공세에 우버택시 3,000대로 늘어=현재 우버가 국내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택시호출 서비스 ‘우버택시’다. 올 4월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우버택시를 불러도 잡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최근에는 3,000대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3,000대는 모두 개인택시 기사들이며 아직 법인택시와의 협업은 시작하지 않았다.
택시 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어왔던 승차공유 ‘우버X’와 달리 우버택시는 우버 플랫폼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택시기사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버가 빠르게 택시기사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배경은 적극적인 마케팅에 있다. 택시기사들은 우버택시를 시작할 때와 일정 횟수씩 우버 애플리케이션의 콜을 수락할 때마다 우버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처음 가입할 때 5만원, 일정 기간 승객의 호출에 다섯 번 이상 응하면 1만원의 콜 수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별도의 수당을 챙길 수 있어 다른 호출 서비스를 같이 이용해도 우버를 우선순위에 놓게 된다.
우버택시를 운행하는 한 택시기사는 “주변 택시기사들이 소개해줘 우버택시를 시작하게 됐다”며 “카카오(035720)T와 티맵도 함께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우버 쪽의 콜도 자주 받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4월 출시 때부터 현재까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우버택시를 처음 이용하면 운임의 50%, 이후부터는 탈 때마다 운임의 20%씩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우버택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서비스를 수개월째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택시 조합·스타트업 협업 위해 문 두드려=이를 기반으로 우버는 국내에서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버는 지난달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에 플랫폼 택시 파트너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뒤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의 한 관계자는 “우버에서 택시호출 쪽도 프로모션을 제시하며 노력하고 있고 여러 유형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서로 입장을 전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우버 등 모빌리티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오는 11~12월께 5,000명 규모의 플랫폼 택시를 3~4개 출범시키는 계획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우버가 서울개인택시조합과 플랫폼 택시를 출범하게 되면 중개 서비스를 넘어 ‘우버’ 브랜드를 디자인 등에 내걸 수 있는 가맹 서비스까지 확장하게 되는 셈이다.
우버는 또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특별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우아한형제들·비바리퍼블리카 등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1,000여개 기업들이 가입돼 있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 단체다. 우버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공동기획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특별회원 자격이다.
◇택시부터 음식까지 ‘카풀’ 빼고 다해=우버는 현재 호출 서비스인 우버택시 이외에도 외국인용 택시 ‘인터내셔널택시’와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 교통약자를 지원하는 ‘우버어시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도 출범 2주년을 맞기도 했다.
다만 다양한 사업에 더해 택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대까지 모색하고 있지만 막상 본래 서비스인 승차공유는 다시 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카풀(승차공유)을 출퇴근 2시간으로만 제한하는 법안이 마련되면서 카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종 모빌리티 업체들을 위협하는 글로벌 업체라는 인식도 극복해야 할 요소다. 실제로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상생안 마련 이후 우버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상생안이 오히려 규제의 불확실성을 없애주면서 자금력이 있는 우버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판에 끼어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