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신약판매 허가를 앞둔 SK바이오팜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증권업계는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가 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상반기부터 계속된 제약 바이오업계 악재들로 투자 심리가 한층 위축된 가운데 올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이 상장에 나서면서 제약바이오업계에 분위기 반전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SK바이오팜의 상장 추진 안건을 가결해 기업공개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는 SK㈜가 일정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할 때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 나스닥 직상장을 추진했던 SK바이오팜은 올해 초 코스피로 눈을 돌려 지난 4월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SK㈜ 이사회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조만간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상장 추진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앞서 미 FDA는 지난 2월 세노바메이트의 허가심사를 시작했으며, 약 10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오는 11월21일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미 S 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마케팅을 위해서 현지에 의약품 판매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설립해 놓은 상태다. SK㈜ 관계자는 “상장 시점은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공모가 등을 고려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FDA 승인 직후가 될 공산이 크다.
지난 2011년 출범한 SK바이오팜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 업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통상 신약을 개발해 국내에 먼저 출시한 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신약 개발에 나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지난달 8일부터 자체 개발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으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소아희귀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희귀 신경계질환 치료제 ‘렐네노프라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집중력장애 치료제 SKL13865와 조현병 치료제 SKL20540 등도 개발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종 악재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층 꺾인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IPO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SK바이오팜이 신약 허가에 대한 자신감을 등에 업고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제약바이오 업계를 바라보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