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의 지주사 ㈜두산이 패션 빅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패션에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동대문에서 면세점과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두산은 해외 바이어 유치와 더불어 동대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4월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와이즈패션의 지분 20.9%를 확보했다. 현재 회사는 최대주주인 노창현 와이즈패션 대표에 이은 2대 주주다. 두산이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계열 창투사인 네오플럭스를 통해 벤처 투자에 집중해왔다.


와이즈패션은 연간 거래 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전국 패션 도소매업자 간 거래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자동주문 서비스’를 2년간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동대문 소매시장의 상품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고 최근에는 원하는 상품을 보유한 소매점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MD렌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동대문에서 시내면세점과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두산은 국내 도매업체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높이 평가해 회사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와이즈패션이 추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벤처캐피털(VC)을 접촉하던 중 두산 측이 적극 투자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측이 평가한 와이즈패션의 기업가치는 약 150억원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두타면세점 오픈 직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바이어가 줄어 타격을 입었던 두산이 4차 산업 기술에 투자하는 방안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와이즈패션은 2017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액셀러레이터 연계지원 사업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후 2년 만에 대기업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와이즈패션을 이끌고 있는 노 대표는 KAIST 원자력 공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중부대 SW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