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1월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민구(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고 있다.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 정부가 이해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지만 미 정부 소식통은 이를 부인해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 대해 미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해 한국에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언론에 따르면 미 정부 소식통은 “우리는 특히 한국 정부가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불만족스럽다”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정부 소식통이 한국 정부의 설명을 직접 반박하고 나서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앞서 한미 간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일본의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미국 측에 역설했고, 미국은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항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기(주미 한국대사관)와 서울에서 (항의)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우리의 불만족(unhappiness)도 표했다”고 했다.
한국 측의 반응을 묻자 “그들(한국)은 우리와 협의했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하지만 한 번도 우리의 ‘이해’를 얻은 적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 한일 간에 관여할 계획이냐는 질의에는 “우리는 이미 관여하고 있고 공개적으로 하지 않을 뿐”이라며 미국은 대화를 계속 촉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익명의 소식통의 형식이기는 하지만 미국 정부가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을 반박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한일 갈등 속에도 지소미아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 정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 중단을 결정하고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은 데 대해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충분한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 수 있다. 지소미아를 한미일 안보협력을 상징으로 여기고 종료에 반대하는 미국의 의지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미 국방부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미 국방부는 당초 한일 이견 해소를 위한 신속한 협력을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가 몇 시간만에 논평 수위를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한일 대화를 촉구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