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은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여당 대표로서 송구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사과했다. 다만 이 대표는 “나중에 법무장관이 돼서라도 (공정성 문제 등) 그런 것들을 일로써 보여줘야 젊은 층과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진 사퇴 권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선을 그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놓고 ‘조국 물타기’라는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의 공세에는 “그 정도의 판단력과 사고력이면 정치를 안 하는 게 낫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서 조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 굉장히 속상해하시고 걱정도 많이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도 조 후보자에게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에 대해 청문회에서 진솔하게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메시지를 지난 21일 홍익표 수석대변인을 통해 조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서는 “종료시킨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동북아 안보 불안이 생기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소미아가 없다고 해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라는 협약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처음부터 경제도발을 해서 상호 신뢰를 깨기 시작한 것으로, 여러 고민 끝에 이번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태도였고 당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안보위기를 강조하고 ‘기승전-안보’ ‘기승전-조국’ 이런 자세로 끌고 가는 것이 더 문제”라며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원인과 당사자는 고려하지 않고 피해를 보는 우리를 향해 비난하는 신(新)친일파 같은 행위는 그만둬야 한다”고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한국당이 ‘3일간의 조국 청문회 개최’를 요구한 데 대해 “국무총리 청문회도 이틀 하는데 장관 청문회를 3일 하겠다는 것은 청문회장을 뭐로 만들려고 하는지 저의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매사 정치적인 판단을 정략적으로만 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당이 청문회 날짜를 잡지 않고 정략적으로 임하면 국민청문회라도 해서 자세한 내용을 소상히 밝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