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한 실망"…한일갈등, 한미동맹 균열로

지소미아 종료 후폭풍
靑 "유선협의 했다" 밝혔지만
美 "韓과 지소미아 소통 안해"
외교적 고립 우려 갈수록 커져
아베 "국가간 신뢰 해쳐 유감"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주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교도통신연합뉴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프로농구협회 행사에 참석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이해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있은 지 반나절도 안 돼 ‘한국에 실망했다’는 미국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이 (일본과의)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목하며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하우스 투 하우스(백악관-청와대)’로 미국과 소통했다고 밝혔음에도 미국에서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2·3·4면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반기지 않을 것임은 예상됐으나 미 고위당국자들의 발언 수위는 높았다. 미 국방부는 ‘수정 논평’까지 내면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의 입에서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을 반박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소통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7월24일 백악관 고위당국자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협의했고 양국 NSC 간에 이 문제로 7~8월만 해도 총 9번의 유선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으나 미국의 거센 반응은 한일갈등에 이은 한미갈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가와 국가 간의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이 유감스럽게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지역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일본의 안전을 위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동시에 미일공조의 끈끈함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사실상 일본 편에 서면서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동북아에서 한미일 동맹을 발판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이 사활을 거는 문제인데도 한국이 미국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한미동맹 약화’ 우려를 일축하면서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윤홍우·손철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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