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LCD 사업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손실 최소화를 위해 차세대 기술 전환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월 55인치 LCD TV 패널의 장당 평균 가격은 106달러로 전달보다 9% 하락하는 등 4월 이후 네 달 연속 떨어졌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156달러)에 비해서는 가격이 32.1%나 하락했다. 다른 인치대 LCD 패널의 가격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8월 65인치 LCD TV 패널의 장당 평균 가격은 170달러로 지난해 8월(245달러)에 비해 30.6% 하락했으며 50인치대 LCD TV 패널의 가격도 90달러에 그쳐 1년 전(118달러)보다 30.6% 내렸다.
LCD 가격 하락은 중국 업체들이 쏟아내는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BOE는 지난해 말 10.5세대 LCD 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차이나스타(CSOT)도 올해 안에 10.5세대 LCD 라인을 가동한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10.5세대 라인은 8.5세대 라인을 가동하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원가 경쟁력에서 앞선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원가 경쟁력까지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당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 8.5세대 공장 LCD TV 패널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업황에 대응하고 있으며 향후 가동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단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도 천안 아산 LCD TV 패널 생산라인 L8-1-1, L8-2-1에서 생산량을 줄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LCD TV 패널 생산라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업체에서 팹 운영을 조정한다고는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고 여전히 중국 업체들이 쏟아내는 물량이 많다”며 “앞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