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서울경제DB
삼성전자가 대만 언론인 디지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삼성이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에서 수율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로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의 사업 불확실성이 더 커진 점을 빌미삼아 삼성을 흔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관련 보도에 신속히 대응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중국법인은 “당사의 7나노 EUV 수율에 대한 최근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디지타임스는 “삼성의 중가 5세대(5G)폰에 들어가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250’ 칩을 삼성의 파운드리에서 만드는데 수율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반면 “대만의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이 개발한 5G칩은 같은 대만 업체인 TSMC의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개발 작업이 진행돼 내년 1·4분기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수율 저하의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대만의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협력해 삼성을 넘어서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하지만 삼성은 반박문에서 “올 4월 EUV 기술 기반으로 양산된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의 최첨단 EUV 기술은 높은 기술 성숙도와 수율을 달성했다”며 “EUV 기반의 5G 제품도 올 4·4분기에 예정대로 양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보도가 삼성 흠집 내기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치열한 5G 통합 칩 개발 경쟁은 파운드리 업체 간 7나노 공정 경쟁과 맞물려 있다. 7나노 공정을 통한 칩 제작은 삼성과 TSMC만 가능하다. 결국 삼성 파운드리에 문제가 생기면 주요 팹리스 업체들은 TSMC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대만 언론들이 자국 기업 띄우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업계의 한 임원은 “삼성이 최근 IBM·엔비디아·AMD 등 메이저 업체들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TSMC의 위기감이 커졌다”며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삼성 협공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