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 조세수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26.8%로 조사됐다. 전년(25.4%)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10년 간의 연간 상승 폭 중 가장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은이 기준 연도를 2015년으로 개편한 국민계정 기준의 경상 국내총생산(GDP)을 적용해 국민부담률을 산출했다. 국민부담률이란 한해동안 국민들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국민부담률이 높아질수록 납세자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데는 조세부담률 증가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조세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지난해 20.0%로 1.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총 조세 수입은 역대 최대 수준인 37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법인세 수입이 전년보다 19.9% 증가했고 평 균임금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수입 역시 각각 11.7%, 19.1% 늘었다. 더불어 각종 복지 제도가 확대된 것 또한 국민부담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지난 2017년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은 34.2%로 우리보다 약 9%포인트 높다. 우리 정부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적게 걷어 적게 쓰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증가 속도다. 국민부담률이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3배 가량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013년 23.1%에서 2017년 25.4%로 5년 새 2.3%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OECD 회원국 평균은 0.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더 올리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면서도 “지나치게 빠른 증가 속도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국민부담률 상승의 혜택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