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월세 거래도 주택 매매처럼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정부가 주택임대시장의 과세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곧바로 시장에 적용될 전망이다. 사실상 ‘전·월세 실명제’가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일각에서는 임대시장 위축과 세 부담 전가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월세 신고 의무화를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현행 부동산거래제도는 부동산 매매 시 실거래 정보를 시·군·구청에 신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임대차 계약에 대해선 별다른 의무 조항이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확정일자 신고나 월세 소득공제 신청, 등록임대사업자 현황 등으로 임대차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발적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전국 임대주택 가운데 약 77%가량은 임대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이에 따라 국토부와 논의를 거쳐 주택 임대차 계약 시 30일 이내 임대계약 당사자와 보증금 및 임대료, 기간 등 계약사항을 시군구청에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보증금이나 월세 등 임대차 가격이 변경된 경우, 중개인 또는 임대인이 이를 신고하도록 했다. 안호영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임차인은 이전 계약자와 월세 정보 등을 알 수 있어 임대차 시장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전·월세 거래 신고제를 전면 시행하면 임대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임대인의 세 부담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임대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할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