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이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소재·부품산업 세미나에서 청중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수출규제가 본격화할 경우 대체가 쉽지 않은 품목이 전체 대(對) 일본 수입액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26일 서울 서초구에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대응’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위험품목으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장비, 일반기계 및 부품, 정밀화학 등을 우선 꼽았다. 위험품목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단기간 대체하기 힘든 품목’과 ‘일부 대체할 수 있지만 현장 적용까지 시간이 걸려 당분간 영향이 불가피한 품목’이다. 해당 품목의 지난해 대일 수입액은 43억달러로 대일 총수입액의 약 8%를 차지했다.
이 실장은 컴퓨터, 가전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산업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 실장은 “수출규제에 따른 전략물자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일차적으로 중간재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차적으로 그 중간재가 투입되는 최종 수요산업 생산에 영향이 간다”고 설명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주요 첨단제품과 소재부품의 22%를 일본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본부장은 “주요 첨단제품과 소재부품 1,200개 중 일본이 공급하는 품목 수는 894개”라며 “이들 품목 중 30% 이상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고 말했다. 일본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분야에서 공급 단절을 시도하면 관련 산업이 광범위하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 박재성 혁신성장연구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중소기업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 업종은 이차전지가 38.2%가 가장 높았고 반도체 13.7%, 기계 12.3%, 휴대전화·통신장비 7.8%, 석유화학 6% 등이 뒤를 이었다.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석유화학은 대체제 확보에 최소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은 최소 1년 이내, 휴대전화·통신장비는 6개월 이내의 대체재 확보 기간이 걸렸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