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석달... '통상 퍼펙트스톰' 몰아친다

日, 28일부터 백색국가 제외 시행
美 10월 개도국·11월 車관세 결정
홍콩사태 장기화땐 對中수출 차질
기업들 "규제도 벅찬데" 좌불안석


앞으로 3개월간 ‘통상 퍼펙트스톰’이 한국 기업에 휘몰아친다. 반기업 정책과 내수둔화로 거친 한숨을 토해내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사방에서 숨통을 조여오는 외풍(外風)에 그야말로 그로기 상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28일부터 수출우대 조치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결국 제외하기로 했다.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가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이유로 규제 대상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정책을 28일부터 엄격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번 결정은 수출우대의 철회일 뿐 금수조치는 아니다”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우회적으로 한국 경제를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개혁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해서도 개도국 지위를 배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오는 10월 말까지 실질적인 진전이 보이지 않을 경우 한국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농산물 분야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11월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을 겨냥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파업 위협과 매출 감소에 시달리는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홍콩 시위의 장기화도 불안요인이다. 한국의 대(對)홍콩 수출액 규모는 56조원으로 중국·미국·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반도체가 73%로 압도적이다. 무역협회는 이날 보고서에서 “홍콩 수출의 상당수가 중국으로 재수출되고 있어 홍콩과 본토 간 갈등이 격화되면 대중국 수출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업종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친노·반기업 정책과 규제로 기업 활동이 제약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불확실성마저 고조되면서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움직여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WTO 문제를 비롯해 미국이 확고한 입장이어서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수출 실적이 좋아질 호재가 없어 당분간 반등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종=황정원기자 박효정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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