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TV에서 늘 보던 진행자 손범수가 아닌 인간 손범수의 이야기. 그 시작은 결혼 25주년을 맞은 아내 진양혜에 대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손범수는 KBS 아나운서 후배로 만나 결혼한 진양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손범수의 아내라는 것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가장 곁에 있는 아내가 겪는 삶의 무게를 일찌감치 헤아리지 못했다”고 미안함을 털어놓으며 눈물지어 눈길을 끌었다.
엘리트 이미지로 다소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는 손범수의 일상은 보통의 50대 남성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20대 아들과 당구 내기에 나섰지만 초반부터 큰 격차를 보이자 “눈이 침침하다”고 핑계를 대며 웃음을 자아냈다. 진양혜는 “아이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아빠”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손범수는 오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선 평범한 아저씨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사랑하는 친구, 선배들과 함께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다. 사람만큼 가장 감동을 주는 존재는 없다”고 말하는 순간은 분당최고시청률의 순간을 차지했다.
어제 방송에는 오랜 방송인 생활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가족사도 공개됐다. 손범수의 할아버지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독립운동가 손기업. 그 뜻을 이어받아 25년간 공군 장교로 복무한 손범수의 아버지 손호인. 어렸을 적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손범수 역시 자연스레 공군 장교로 임관하고, 현재 그의 아들도 공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었다. 손범수와 함께 할아버지의 묘소를 찾은 그의 어머니는 “보람이 크다. 가족이 독립유공자로서의 마음을 기리며 대대로 잘 유지하기 바란다”며 뿌듯함을 표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그것이 삶의 진정한 모습임을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전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다음 주에도 화요일 밤 10시 5분에 찾아온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