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도시-카루나]"건축물은 합작품…건축주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죠"

☞ 차현호·최준석 나우건축사사무소 소장
"원하는것 하나씩 알아가며 설계 반영
시간 걸리더라도 건축주 만족도 높아"

최준석(왼쪽)소장과 차현호 소장. /사진제공=나우건축사사무소

‘카루나’는 외관 못지않게 설계를 맡게 된 과정 또한 특이했다. 건축주는 건축가의 글을 보고 설계를 의뢰했고 건축가는 건축주가 보낸 달 사진을 보고 의뢰를 수락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의뢰와 수락 과정에서 두 건축가와 건축주를 이어준 고리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나우건축사사무소의 차현호 소장과 최준석 소장. 둘은 건축 설계에 있어 중요한 점으로 건축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최 소장은 “둘 다 글을 써서 그런지 다른 건축가들의 비해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책을 출판하고 개인 에세이를 작성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작가’로서의 경험 덕에 소통과 경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에 따르면 건축가는 ‘가이드’ 같은 존재다. 건축물 또한 건축가 혼자서 설계하고 만드는 ‘단독 작품’이 아니라 건축주와 함께 의논해 만들어나가는 ‘합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차 소장 또한 건축가의 ‘안내자’ 역할을 강조했다. 결국 건축물은 건축주를 위한 것인 만큼 건축가는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루나 또한 두 건축가와 건축주의 오랜 대화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힐링’ ‘여백’과 같이 건축주가 제시한 추상적인 단어들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진정으로 원하는 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하나씩 얻어간 결과다. 최 소장은 “오히려 다른 집의 설계도나 사진 등을 가져와서 설계를 의뢰하는 경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는 상업용 건물과 달리 개인의 취향이 녹아들 수밖에 없는 주택을 설계할 때 건축주와의 대화는 더욱 중요해진다.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건축주의 성장 과정, 트라우마 등 단서를 얻어내고 이를 설계 곳곳에 반영하는 것이다. 차 소장은 “비록 시간은 더 걸릴지라도 깊은 대화를 바탕으로 설계할수록 건축주의 만족도가 더 높다”며 “건축주가 즐거워야 건축가 역시 즐거운 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깊은 대화를 통해 건축주와의 긴밀한 관계를 쌓아 건물이 준공된 후에도 두 건축가는 몇몇 건축주들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준공 이후에도 건축주들로부터 걸려오는 통화, 그리고 보내오는 사진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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