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악화 등으로 활로를 찾지 못하는 국내 증시가 오는 9월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세적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제한적인 까닭에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다.
28일 증권가에서는 9월 코스피지수가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는 비관적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정훈석·김성근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관세전쟁이 난타전으로 흐르고 있지만 아직 바닥 시그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한일관계 경색으로 공급망 교란이 더 극심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이날 “8월 한국 증시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며 전반적으로 부진했는데 이런 요소들이 9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전망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적은데다 최근 일본과의 마찰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악화하는 등의 상황도 다음달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극적인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악재가 완화되기 쉽지 않고 본격적으로 경기침체를 반영할 거시지표, 글로벌 기업의 실적전망 등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을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1,880~2,030선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이보다 다소 낮은 1,850~1,980선으로 예측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이 상승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지수 반등을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지수 바닥을 예단한 수익률 제고 전략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9월 포트폴리오도 8월과 마찬가지로 각 섹터 내 고배당주 위주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9월 증시는 상승이 제한된 박스권에서 등락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개별 업종이나 종목 단위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