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날 없는 바이오, 개미도 떠난다

연이은 임상실패·상폐 이슈 이어
이번엔 신라젠 압수수색 또 악재
코스닥 바이오 시총 올 11.4조 급감
"기업 스스로 투자자 신뢰 저버려"


임상 실패와 기술수출 반환, 한미약품(128940)은 각각 글로벌 임상3상 지연, 당뇨 비만 신약 기술수출 취소 소식이 전해지며 두 달 전과 비교해 주가가 50%, 30%씩 빠졌다. 이런 탓에 지난달 말 셀트리온과 신라젠·헬릭스미스·에이치엘비 등 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무려 11조4,000억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제약·바이오 기업 스스로가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기대를 깨버린 결과라고 지적한다. 단순 임상 실패와 기술수출 취소 차원을 넘어 업종 특성상 가뜩이나 정보 비대칭이 심한데도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자 손실을 초래했고 결국 외국인과 기관은 물론 개인들의 신뢰마저 잃게 됐다는 것이다.

신라젠의 대주주와 경영진은 펙사벡 임상3상 중단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지분을 팔아치워 총 2,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했고 네이처셀은 라정찬 대표가 재판을 받고 있는 6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00억원을 유상증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주가를 하루 만에 23% 이상 끌어내렸다. 상폐를 앞둔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5년부터 코스닥시장을 지탱해온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가 펙사벡 등의 이슈로 무너지면서 밸류에이션이 2015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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