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가보니…“예방효과 11%높은 독감백신 한번에 15만명분 제조”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생산공정 한창
계란 등을 활용해 만든 기존 백신들 보다 세포배양 기반으로 만드니 생산시간 3분의1 단축
독감예방효과도 기존제품들보다 11% 높은데다 세포배양 백신 최초 WHO PQ인증 획득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독감백신 생산을 위해 세포를 배양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한 달 동안 5ℓ의 세포가 20ℓ, 100ℓ, 500ℓ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를 거쳐 2,000ℓ로 늘어난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분양받은 바이러스를 2,000ℓ 배양기에 들어 있는 세포에 주입한다. 바이러스는 널리 퍼져 배양기 내 모든 세포가 감염된다. 세포에서 감염된 바이러스를 추출해 약독화(독성을 없애는 작업)를 거치면 15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이 만들어진다.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공장 ‘L하우스’. 지난 28일 찾은 L하우스는 늦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올 겨울 독감 유행을 막기 위한 백신 생산 열기로 뜨거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초까지 약 5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독감 백신을 전국 병의원에 공급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스카이셀플루 생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은 크게 유정란을 이용한 제조 방식과 세포 배양을 통한 제조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유일 세포 배양 독감 백신이다. 2000년대 이후 백신 제조에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세포 배양 백신 제조 방식은 기존 유정란 제조 방식에 비해 바이러스 변이가 적다.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가까운 백신이 만들어져 더 나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 백신 대비 예방효과가 11%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 기간도 계란을 이용한 기존 백신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라 신종플루와 같은 갑작스러운 대유행에 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생산이 완료된 스카이셀플루를 검수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품질 관리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를 준수한다. 오염도에 따라 공장을 A,B,C,D구역으로 나눴는데 각 구역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구역 사이에 있는 방에서 오염 물질을 차단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방은 오염을 최대한 막기 위해 양 구역을 연결하는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도록 막는 ‘인터락 시스템’을 적용했다. 아울러 ‘스텝 오브 체어’ 시스템도 적용됐다. 쉽게 설명하면 덧신을 신은 발만 의자를 넘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같은 품질관리에 힘입어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4월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했다. PQ 인증을 획득하면 유니세프 등 UN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국제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장은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조금의 불량품도 용납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의 특장점을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안동=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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