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됐다.
고 씨는 호송 차량에서 오르내릴 때 온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얼굴을 가리고 노출을 꺼렸다. 2일은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강모(36) 씨의 100일제 겸 안치일로, 유족 측은 사건 발생 100일이 넘도록 시신을 찾지 못해 지난달 27∼29일 제주시 내 한 장례식장에서 시신없는 장례를 치르고 1∼2일 이틀간 100일제를 지내고 있다.
고 씨의 재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첫 번째 재판은 방청권 배부가 선착순으로 이뤄졌지만, 긴 기다림 끝에도 법정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시민과 법원 측과의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추첨 방식으로 변경됐다.
고씨의 재판을 보기 위해 이날 법정을 찾은 송모(59) 씨는 “지난 재판때 고유정과 고 씨 측 변호사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아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검찰이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궁금해 재판장을 찾았다”며 “특히 피해자가 자식과 비슷한 나이 대라 더 분노가 올라와 잠이 안 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방청권 응모는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에 걸쳐 모집한 뒤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을 위해 마련된 방청석은 입석 15석을 포함해 총 48석으로 이날 시민 77명이 응모했다. 재판장을 찾은 시민 김모(32) 씨와 권모(34) 씨는 “최근 사건이 점점 잊히는 것 같은 맘에 추첨이 안 되더라도 꼭 가자고 해 왔다”며 “고씨가 합당한 벌을 받고, 유족 측은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의 두 번째 재판은 이날 오후 2시께 제주지법 2층 2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